소톱을 물어뜯는 사람은 애정 결핍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랐고 나는 무의식중에 때로는 심지어 알면서도 손톱을 물어뜯고 피가 날 때도 있을 정도로 집착할 때가 있다. 아마 애정 결핍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 기억력이 안좋은 건 사실이지만 또 엄청 애정을 받으면서 살아왔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으니
나는 혜진이와 제제(27kg의 4살정도 되는 레브라두들)그리고 콩(이제 한 살이 된 고양이)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 어젯밤에는 제제와 콩이에게 엄청 서운 한 밤이었다.
가끔 아주 가끔 새벽에 일어나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말그대로 숨이 잘 안쉬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단순한 느낌뿐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게 아직 덜 깨어난 뇌 때문인지 가끔은 아, 이러다 사람이 미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젯밤은 달빛도 없는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심지어 방에 암막커튼을 치고 잤기 때문에 그 어떤 불빛조차 새어들어오지 않았다. 자다가 눈을 떴는데 눈을 뜬 느낌이 아니었고 그 어둠이 너무나도 견딜 수 없게 느껴져서 겨우 몸을 일으켜서 구석에 조그만한 등을 켰다.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1시 반정도 였기 때문에 다시 잠자리에 누웠지만 밀려온 답답함은 아직 가시지 않아서 왠지 모를 위화감과 공포가 느껴졌던 것 같다.
살면서 가위에 눌린 적은 없지만 그대로 자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아 겨우 몸을 일으키곤 커튼을 걷고 배게를 가지고 제제가 자리잡고 누워있는 창가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위에 몸을 뉘였다.
제제는 원래는 털이 복실복실한 아이다. 안타깝게도 모질이 아주 별로여서 부드러운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안고 있으면 안정감이 오는 정도는 있다. 문제는 털이 길어지면 매일매일 빗질을 해줘도 안에서 부터 꼬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루밍을 해 줘야된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산책을 나가면 꼭 털 사이에 가시들이 박혀서 돌아오기 때문에 한번씩 그루밍을 해 주는데 최근에 그루밍을 한 게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은 털이 복실복실 한 느낌은 아니다.
어쨋든 제제 옆에 누워서 껴안고 자려고 했는데 이놈의 자식은 그게 영 불편한가보다. 결국 1분을 못있어서 나를 내팽개치곤 맨바닥으로 가서 누워버린다. 그리고 콩이도 옆에 왔는데 사실 콩이한테는 기대는 바가 크지 않다. 아무래도 고양이이기도 하고 새끼때는 곧잘 내 가슴위에서 자기도 했는데 이제는 조금 컸다고 자기가 필요하다 싶을 때가 아니면 오질 않는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느끼던 게 왜 그렇게 더 서운하게 느껴졌나 생각 해 보면 아마도 며칠전에 만난 개와 고양이 때문일 것 같다. 얼마전에 산책을 하다가 만난 강아지가 있었는데 태어나지 얼마 되지 않았던 골든 리트리버였다. 나이에 비해서 빨리 커버린 덩치가 아직 어색한지 또 그래서 아직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과하다 싶을정도로 건전지로 작동되는 인형처럼 S자로 흔들며 내발 밑에 다가오더니 배를 보이고 뒤집어진다. 너무 귀여워서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도 제제가 그런적이 있던가 생각 해 본다.
그리고 손님 집에 가서 만난 8kg에 육박하는 털이 복실복실한 고양이는 마치 그 날 처음 보는 내가 당연히 버텨줄 거라고 혹은 버텨야 한다고 믿으며(?) 무게중심을 내 다리에, 내 손에 던져버린다. 우리 콩이가 그런 적이 있던가 생각 해 본다. 아마도 스쳐지나가듯 무게중심의 1%는 될까 내 쪽으로 살짝 기우는 척 하는 정도였겠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걸 보면 그게 그렇게 서운했긴 했나보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그렇게 카펫에 누워서 파란 달빛과 하늘에 눈을 쉬고는 침대로 돌아오니 혜진이가 늘 그렇듯 그 자리에 있어주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 애정결핍은 사실은 그저습관이 되버린 탓이기만 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난 밤 서운했던 걸 얘기하니 혜진이가 말하길 아마도 우리가 간식을 많이 안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뭐, 주긴 하지만 자급자족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