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덜 욕심 부린다는 것

Feb 2025

by Song Gidae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원래 태어나길 이렇게 태어난건지 아니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건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확실히 식탐이 많다. 근데 또 굳이 찾아서 먹지는 않는 스타일이다. 미식보다는 대식을 추구하기에 맛집이라고 하는 곳에 가서 맛있게 먹지만 그 만족도는 라면을 맛있게 먹는 수준이다.


가설을 세워보자면 누군가 내가 어렸을 때 아유~ 잘먹네 했지 싶다. 그리고 그 이후로 칭찬을 듣고자 잘 먹기시작했을 수도 있다. 지금도 어디가서 밥을 먹을 때나 어른들을 만나서 밥을 먹을 때 분명히 배가 너무 부른데 참 잘먹네~ 라는 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그 말에 부응해야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마지막까지 먹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게 습관이 되고 음식중에 특히 고기종류는 남기면 안된다는 가치관과합쳐져서 나는 늘 내가 먹고자 하는 만큼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고 배가 빵빵해져서 식사를 마치곤 한다.


그렇게 가져진 습관과 생각으로 어릴 적부터 최근까지 했던 것중 하나가 한국인의 든든한 아침 밥심, 바로 과한 아침식사다. 방송에서 늘 아침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면 나는 늘 속으로 ‘그래 나는 아침식사는 참 잘하고 있지’라고 생각했고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과 만나면 속으로 아침을 먹는 게 좋을텐데… 라는 안타까운 마음에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아침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말처럼 아침은 항상 배가 부르게, 늦어도 꼭 챙겨먹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침을 안먹어도 되지 않나? 간단하게 먹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가볍게 먹기 시작하고 ACC주스라고 불리우는 주스에 몇가지를 추가해서 마시고 말고 있다. 속이 가벼운 느낌이 너무 좋아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간단하게 먹고 있는데, 이 변화를 시작으로 습관적으로 해왔던 행동들과 평소에 크게 생각하지 않고 했던 무의식적인 일들, 예를 들면 머리를 감는 방법, 운동할 때 숨을 쉬는 방법등 당연하게 하던 일들에 대해 조금씩 의심을 해보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빨리 씻는게 자랑이라도 되듯이 팔이 아플정도로 비누칠을 빨리 하고 헹구고 샤워를 마무리 했었는데 지금은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세면하는 시간을 늘려본다. 비누칠을 묻히기만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문지르고 문지르고나서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헹군다. 피부가 뽀얗게 변한다거나 윤기가 난다거나 하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의식적으로 작은 변화를 준다는 행위 자체가 왠지 모르는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일을 하면서도 처음 배운 그대로 손님들에게 전달을 하며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질문하지 않았던 것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릴적 받은 가정교육의 영향이 클테고 가스라이팅(?)이라고 하기에는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 많이 담겨있는 행동들이다. 혹은 커 오면서 학교에서 배우고 사회에서 배웠던 것들일텐데,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르게 배워왔을 것을 인지하고 나니 무의식에서 나온 행동들인 어쩌면 나에게 최고의 방법은 아닐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 스스로를 관찰 해 보려는 중이다.


아침에 주스를 먹기 시작하고 이동을 하면서 팟캐스트를 듣고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혜진이와 이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조금 덜 먹고 덜 채우고 무리하지 않는 삶, 어쩌면 스님들이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그 바구니에 있는 것만을 먹어야 하는 수련을 하고, 손흥민의 아버지는 간단하게 먹는 식사가 습관이 되어 해외에서 가난하게 생활할때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들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혜진이가 맛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절제한다는 것은 일차적인 욕구를 절제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본능을 절제함으로 인해서 내 삶의 작은 선택들, 긍정적인 선택들을 만들어 가는데 조금씩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아주 작은 성공들이 쌓이고 모여서 내 하루를 만들어 가는데 그 작은 성공들을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소식을 하고 매일 뛰며 내 몸을 가꿔가는 게 참 쉬워보이면서도 실제로 해 보면 너무 어려운 것도 같다. 분명히 습관이 되고 더 이상 처음만큼은 어렵지 않게 될 때가 올텐데 그 초반이 참 어려운 것 같다.


달리기를 하면서 재밌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10키로를 뛴다고 마음먹고나면 처음 3~4키로는 아무 생각없이 뛰는데 3키로만 뛴다고 하면 왜그렇게 힘이 든지 모르겠다. 10키로 뛰는 것보다 3키로가 더 힘들다는 게 말이 안되지만 몇번을 그렇게 느낀다.


작은 성공들은 어렵지 않고 성취감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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