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내컨

by Song Gidae

최근에 Bouldering을 시작했다. 클라이밍의 한 종류로 회사 근처에 있어서 처음에는 오며 가며 호기심에 빼꼼하며 근처를 어슬렁 거리기를 몇번을 하다가 올해 초에 처음으로 들어가서 가격을 물어보곤 새해니까! 하면서 처음 3번 하는 체험을 해봤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서핑샾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의 알록달록한 옷들과 장비들이 있는데 색이나 옷들의 디자인들도 참 이쁘다. 그리고 콧속으로 여지없이 밀려들어오는 땀냄새, 암내, 퀘퀘한 냄새들은 처음에는 조금 꺼려지는 부분였지만 운동을 하는 곳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기본적인 준비운동을 하고 손에 초크를 듬뿍 묻히곤 초보자용인 핑크색 태그가 붙어있는 홀더들을 잡고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무생각 없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기본적인 체력이 되는지라 오 괜찮네? 했다가 다음레벨인 노란색을 오르다가 깨달았다. 잠깐이었지만 내가 얼마나 자만했던가를… 나보다 살이 있고 체구도 작은 사람들, 혹은 근육이 별로 크지 않은 여자들도 노란색보다도 더 높은 레벨들을 오르는 걸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우연히 나보다 젊어보이는 한국 친구들과 얘기를 하게 되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들었다.


역시나 단순히 힘만으로 오르는 게 아니라 밸런스, 기술, 손가락의 힘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필요한 운동이었다.


그 옆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 철봉들과 간단한 기구들이 있는데 일반 헬스장에서처럼 무게를 치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다들 손가락 운동, 악력 운동이나 철봉과 같은 운동들을 하고 있었다. 나는 혼자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리로 와서 같이 벽을 보고 어떻게 오를지 얘기하고 수다를 떠는 걸 보며 나름 매력이 있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내 몸을 내 힘으로 컨트롤 한다는 게 좋았다. 다른 기구가 아닌 오롯이 내 근육과 힘으로 지탱하고 오르는 걸 할 수 있게 된다면 내 삶을 조금 더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요즘 내가 아침에 조깅을 하고, 키토다이어트를 하면서 음식을 가려먹고 조절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단순하고 뿌옇게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게 아니라 실제로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근거를 만들어 가는 일 중 하나다.


늘 큰 목표만 갖고 큰 덩어리로만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주도적으로 살아간다.


지난 10년동안 살아온 방식이 지금의 나를 보여준다고 하고 내가 먹은 음식들이, 운동들이 현재의 내 건강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리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더 많은 것들을 해내고 이룰 수 있는 나라는 걸 알고 또 믿고 있기에 귀찮은 게 너~무나도 많은 하루들이지만 이렇게 작은 성공들을 채워간다면 앞으로 10년 후의 나, 5년 후의 내 모습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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