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마음
최근에 슬럼프라고 하면 조금 과한 표현인 것 같지만 어쨋든 그런 시기가 왔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그 낭떠러지에서 조금씩 힘을 비축해서 올라오는 중이라고 말하면 맞는 말일 것 같지만 더 깊은 낭떠러지가 있을지 누가 알까.
어쨋든 영업직이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DB안에서 집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 있거나 팔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연락을 주거나 내가 연락을 해서 계약을 해야하는데 이번 달은 28일인 지금까지 새로운 계약은 겨우 한 건밖에 못했다. 판 집이 있어서 다음달에 먹고 살 걱정은 없겠지만 다다음달이 걱정인 셈이다. 이런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괴감에 빠져들기 마련이고 내가 하는 일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만나는 손님들마다(결국 내 잘못이겠지만) 거절하기 일쑤고 심지어 얼마전에는 문을 두들기러 갔다가 욕먹고 경찰에 신고까지 당했다. 뭐 아무 일 없이 끝나는 해프닝정도였지만 어쨋든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내 마음은 혜진이에게 투정도 부리고 혼자 차 안에서 소리도 질러봤지만 결국 내가 감당해야할 부분이다.
이런 일들을 겪고나니 말했듯이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나에게 맞는 일일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다른 친구들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지난 밤 봤던 넷플릭스나 핸드폰을 보면서 낭비했던 시간들을 되새기며 나를 더욱 더 깊은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간다. 결국 나를 더 불쌍하게 만들고 비참하게 만드는 건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머릿속으로 알면서도 차분히 생각할 여유가 없기에 나와는 다른 얘기가 된다.
심지어 한국에서 안티팬들에게 욕먹고 살아가는 연예인들이 참 고달프겠다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세상 제일 쓸데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라던데 말이다.
다행히 올해 초부터 뛰기 시작하고 클라이밍짐에 가고 식단조절을 해오며 습관이 조금 잡혀서인지 조금 정신을 차리고 다른 부동산 에이전트 팟캐스트를 듣고 손님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더 크게 성장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고 조금씩 내 마음이 아 어쩌지…에서 뭐 그럴수도 있지 라는 마음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중이다.
나보다 앞서간 사람들,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내 안에서도 어느정도 정답은 알고 있는 것 같다. 꾸준히 열심히 킵고잉. 마치 느려지더라도 멈추지 않는 마라토너처럼 멀디 먼 도착지점을 향해 꾸준히 한발씩 뛰어내는 것.
그래서 어제는 10시가 조금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고 오늘 5시반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뛰고 들어왔다. 힘들지만 오늘 하루를 또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