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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남 카라 Jul 12. 2024

3. 자신의 뇌에 내재된 탐욕과 공포 이해하기

  주식이부동산 투자해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감정에 휩싸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수하기 전에는 혹시 상한가로 날아가면 어쩌지? 다른 사람이 내가 점찍어 놓은 부동산 매물을 먼저 구입하면 어쩌지? 하면서 매수에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다가 매수를 하고 나면 혹시 내가 비싸게 매수하지는 않았는지 불안해하면서  인터넷 매물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도한 경우에도 비슷한 감정에 휩싸인다. 매수 문의가 오지 않으면 불안해하다가, 정작 매수 문의가 오면 싸게 매도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마음고생을 하면서 어렵게 매도를 하고 나서도. 혹 너무 싸게 매도하지 않았나 해서 매도 후 한 달 정도는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기 일쑤다.

                                

  이런 매수 매도 시에 발생하는 일상적인 불안감 이외에도, 투자자는 투자 과정에서 탐욕과 공포라는 감정을 겪게 된다. 투자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엄밀히 말하면 자신 뇌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는 파충류 뇌인 편도체와의 싸움이다.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를 파충류의 뇌(본능의 뇌, 편도체)와 포유류의 뇌(감정의 뇌, 변연계) 그리고 인간의 뇌(이성의 뇌, 전두엽)로 구분한다.



 투자에 관여하는 감정은 불안과 탐욕 그리고 공포이다. 세 가지 감정을 느끼는 뇌 부위는 서로 상이하고 생성된 시기도 다르다. 불안은 20만 년 된 뇌인 전두엽에서 느끼고, 탐욕은 1.8억 년 된 뇌인 변연계가 관여한다. 또한  공포의 감정은 3억 년 된 뇌 부위인 편도체와 연관성이 있다.    

 

  투자 감정 중 불안은 미래의 부정적 사건에 대비하는 감정으로 병적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미래의 위협에 투자자가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매수 매도 시에 불안을 과도하게 느끼는 사람은 투자를 자제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이러한 사람은 대개 심장 기능이 약한데, 좀 더 나은 투자이익을 얻으려다가 수명 단축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탐욕은 포유류의 뇌에 해당하는데, 탐욕의 스위치가 들어오면 이성의 뇌인 전두엽은 자신의 자리를 변연계에게 넘겨주게 된다. 주식이나 부동산이 버블 영역에 진입하면 탐욕의 스위치가 작동되면서 끝없이 오를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전에는 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남들이 누리는 과실에서 자신이 소외된다는 감정에 사로잡히면서 광기에 사로잡힌 시장에 뛰어든다. 광기의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전두엽이 변연계에 함몰되었기 때문이다.    


  공포는 변연계에서도 좀 더 원시적인 뇌 영역인 편도체가 관여한다. 두려움과 공포의 뇌에 스위치가 들어오면 이성과 감정은 모두 마비되고 오로지 살아야겠다는 생존 감정만 남게 된다. 부채로 만들어진 환상의 버블파티가 끝나면, 투자시장은 자산 하락이 연쇄적인 매도를 부르는 역자산 효과에 의해 끝 모를 추락을 경험한다. 이런 추락의 시기에 투자자들은 공포의 감정에 사로잡히면서 이성과 감정이 모두 마비된 상태에서 오로지 생존만 생각하는 3억 년 전의 파충류의 뇌와 유사한 상태에 빠져 버린다.


  경험과 본질 파악으로 무장한 이성의 뇌로 탐욕과 공포를 잘 극복해야만 수익률 게임에서 승리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원시적인 뇌의 습격인 탐욕과 공포를 어떻게 극복한단 말인가? 일단, 탐욕과 공포는 이성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대안을 구체화한 것이 투자 원칙과 투자철학이다. 합리적인 이성이 탐욕과 공포를 극복하기 어려우니, 처음부터 특정 상황에 빠져들지 않거나 특정 상황이 오면 투자원칙에 입각해 기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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