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남 카라 Jul 19. 2024

4. GTX 플랫폼이 가져올 수도권 부동산 시장 변화

  <투자 내비게이션>에서는 투자 심리와 투자 마인드 그리고 투자원칙 등 투자에 필요한 기본을 하나하나 다져나갈 예정이다.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을 듯해서 실전 투자용 글을 간간이 소개하려고 한다.      


  GTX 플랫폼이 수도권을 하나로 묶어주는 수도권 메트로폴리탄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지역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출퇴근 거리의 단축 등 많은 혜택을 줄 것이란 기대로 GTX 플랫폼을 환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수도권의 표심 공략을 위해 GTX 플랫폼을 광역단체장 선거와 총선의 선거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 GTX 플랫폼은 시간은 걸릴 수 있겠지만 점진적인 완성이 예상된다. 현재 GTX ABC 노선은 사업이 추진 중이고 DEF 노선은 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그렇다면, GTX 플랫폼은 수도권 주민들의 기대대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까? 먼저 GTX 플랫폼에 대한 본격적 논의에 앞서 플랫폼이 가지는 속성을 확인해 보도록 하자.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네이버 등의 IT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IT에서 플랫폼은 인터넷 사업자, 콘텐츠 제공자, 사용자, 기기 제조사 등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하고 매개하는 정거장 개념을 제공한다. 네이버, 구글, 카카오, 쿠팡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업종 1위 플랫폼 기업은 블랙홀처럼 사용자 트래픽을 독점하면서 2위 기업과의 격차를 벌려 나간다.    


  모두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만든 로마제국의 마차 길도 하나의 플랫폼이다. 로마의 융성은 잘 닦인 마차 길을 통해 로마제국의 자원이 로마로 빠르게 운송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체적인 경제 기반과 생활기반을 가지고 있었던 로마의 주변 도시는 로마제국의 마차 길 플랫폼과 연결되자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을 로마에 빼앗기면서 도시의 기능이 대폭 축소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화도 하나의 플랫폼 현상이다. 세계화란 모토로 세상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국가 단위에서 어떤 현상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해 보자. 개별 국가에는 국가의 지원과 보조를 받으면서 성장한 자국 기업들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국가 간 울타리가 벗겨지자 경쟁력을 상실한 자국 기업은 망하고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1, 2위 브랜드만 살아남았다. 유럽에서 제조업 기반이 약했던 그리스, 이탈리아 등은 독일의 제조업 기업의 침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국가 부도 위기까지 직면했다.


   GTX 플랫폼이 수도권을 하나로 연결한다면, KTX/SRT 플랫폼은 지역과 수도권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민의 삶을 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KTX/SRT 플랫폼이 오히려 지역 소멸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KTX/SRT로 전국이 2시간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지역의 병원, 백화점, 학원 등의 기반 인프라가 급속하게 소멸되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생각하면서, GTX 플랫폼이 수도권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해 보자. GTX A가 개통되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리던 일산에서 삼성역까지 20분이면 도착한다. 일산이 강남과 GTX 플랫폼으로 연결되면서, 일산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백화점, 병원, 학원, 영화관, 식당, 카페 등 전 분야의 기반 시설은 강남의 인프라와 경쟁하게 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산의 기반 시설을 강남의 기반 시설이  흡수되면서 일산의 기반 시설은 점차 무너질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산뿐만 아니라 GTX로 연결되는 수도권 전 지역에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기반 인프라가 점점 GTX 플랫폼의 정점으로 몰리게 되면, 사람들은 지역 상권을 버리고 중심부로 몰려간다. 친구를 만나고 쇼핑을 하고 병원을 가고 학원을 가는 일상의 모든 일이 지역이 아닌 GTX 플랫폼의 정점에서 이루어지게 되어있다. 처음에는 회사 출근 거리가 가까워져 좋았는데, 지역 인프라가 소멸되면 사소한 일상의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GTX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지역 상권이 무너지면 젊은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역은 활력을 잃고 점차 슬럼화되어 간다. 젊은 사람들이 떠난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나 이주민들이 채우게 될 수도권 외곽은  안전 취약지역으로  변하면서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GTX 플랫폼은 수도권의 모든 자원을 GTX 중심점으로 끌어당겨 모두 삼켜버리는 블랙홀로 작용할 것이다. GTX 개통 초기에는 수도권 GTX 역사 주변의 지역 부동산이 반짝 호재로 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GTX 플랫폼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GTX 효과가 선반영 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은 GTX 개통 초기가 고점일 가능성이 많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잘 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은 '아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GTX 플랫폼이 블랙홀처럼 작용한다는 말만 해주었어도 내가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  


   어떻게 움직일까는 각자의 몫이다. 저자의 말을 수용하는 사람은 움직일 것이고, 수용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희망을 가지고 현재에 안주할 것이다. 모든 것은 각자가 자신의 그릇에 따라 판단하고 그 책임도 자신이 지는 것이다.

이전 03화 3. 자신의 뇌에 내재된 탐욕과 공포 이해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