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부동산 시장에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해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변곡점에서 어떤 스탠스를 유지하느냐가 일반인의 자산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어떤 사람은 변화의 파도에 몸을 사뿐히 올라타는 사람도 있고 변화의 파도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변화의 파도에 뒤통수를 맞기도 한다.
먼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인들을 검토해 보면서 방향성을 예측해 보도록 하자. 가장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수요와 공급 측면을 살펴보자. 한국의 주택보급율은 100을 넘어서면서 주거욕구는 만족되었지만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주거욕망을 만족시킬 주택은 부족하다.
80년대 노태우 정권 시절 200만 호 건립으로 만들어진 신도시 아파트는 30년이 지나면서 대거 노후화되었고 여의도, 목동 등 서울의 대단지 주거지역도 대부분 재건축 연한이 되었다. 문재인 정권과 박원순 시장 때 부동산 투기의 진원지로 지목돼서 재건축과 재개발을 규제했던 것이 신축 아파트 공급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핵심지역은 주거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주택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주택의 수요부진으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정작 주택이 필요한 지역은 주택이 부족하고 실수요가 없는 지역에는 과다 공급으로 미분양이 생긴 것이다.
핵심요인 중의 하나인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살펴보자. 부동산 시장은 금리인하로 촉발되는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로나 이후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은 21년 부동산 시장을 전국적인 상승국면으로 끌어갔다. 그렇다면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에도 부동산 시장에 대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을까?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에서는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는다. 코로나라는 팬데믹은 예외적인 경우였고, 이제 세계경제는 과거와 같은 1~2% 대의 금리는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기능을 상실하면서 전 세계의 소비자 물가는 상승하고 있고 국지전과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와 물류비용 등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이 강화되면서 제조 원가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면 국내경제의 유동성 공급도 제약을 받게 된다. 조만간 금리인하 국면을 맞이하겠지만 큰 폭의 금리인하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결국 금리인하 국면에서도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 공급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음으로 새롭게 부동산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MZ 세대의 주택 선호도를 살펴보자. MZ 세대의 대표적인 심리 키워드는 연결성, 깨끗함, 신상품이다. 성공한 젊은 MZ 세대중에는 성공했다는 자기실현의 상징을 주택에 부여하기도 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핵심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앞으로 펼쳐질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살펴보자. 앞으로의 5~6년 정도의 금리인하 사이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은 남들보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주거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의 핵심지역의 신축아파트에 부족한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집중시킬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런 주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부동산 시장은 벌써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 국면에서 땅 치고 후회하고 싶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움직여라. 늦지 않았다.
이런 추세가 서서히 방향을 잡아가다가 금리인하가 추세화되는 25~26년 경에는 폭발적인 장세를 연출할 것이다. 내가 보유한 부동산은 떨어지는데 타인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만 오르는 장세가 연출되면 우리는 이중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때 가서 자본주의와 국가 그리고 투기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해도 내 상황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산보유 형태와 여력에 따라 핵심지 신축 아파트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움직여라. 핵심지로 움직일 수 없다면 가급적 현재보다 상급지로 옮겨가라. 현재 15년 이상 구축에서 살고 있는데 신축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 준신축이나 10년 이내의 아파트로 갈아타라.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지방과 수도권 외곽 그리고 15년 이상의 구축 아파트를 보유한 분들이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대적인 박탈감에 느끼게 될 것이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분노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자본주의 속성이 그런 것이다. 성경의 마태효과인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욱 가난해진다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구현한 것이 자본주의다.
물론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해도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 것이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내가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는 게 국가 탓도 자본주의 탓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을 명심 해야 한다.
조금만 실전 투자관점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고민해 보면 투자의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는데 뭐가 바쁘고 할 일이 많은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사이비교주의 부동산 폭락론에 열광하거나 거짓 선지자들이 찍어주는 투자정보에만 목을 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