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구 Apr 15. 2024

사람을 대할 때, 이렇게 해보세요.

 세상을 살아가는 치트키

고등학생 시절 들었던 <생활과 윤리> 수업은 참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도 없이 다양한 철학자들이 나와서 주제별로 각자 한 마디씩을 던지고 사라지는데, 외울 것만 잔뜩이었죠.

그래서 뭐.. 이런 철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칫, 당연한 말을 그럴싸하게 하는구만. 어쩌면 나도 철학자.. 가능할지도?" (웃기죠.. 제 10대였습니다) 



'칸트'라는 이름을 한번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기억들이 희미해졌지만, 그가 주창한 [정언명령]이라는 개념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너무나 '도덕책스러운' 말이었기 때문에 헛웃음이 나왔거든요.



어떠한 조건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그 행위 자체가 선하기에 절대적으로 그렇게 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삶을 살아낼수록 더욱 짙게 공감하는 문구입니다.

어쩌면, 각박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이런 삶의 철학을 고수하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는 같네요.

효율성과 대가, 보상, 인과관계가 곧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가치들 아닌가요?

수많은 것들이 치밀한 계산 아래에 행하여집니다. 설령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할지라도 개의치 않아요.

다만 어디까지나 이 지구가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건, 소달구지 끌던 예나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지금이나 매한가지입니다. AI니 뭐니 떠들어도 로봇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날카로워지고, 감성이 메말라 붙었다고 해도 본질은 변치 않는다고 믿습니다.



관계에 대한 대부분의 문제들은, 상대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D를 내 곁에 두고 챙기면, 나중에 이런 도움을 줄 거야."

"S야, 난 너에게 이만큼이나 해주는데 너는 고작 그거뿐이니?"

"J야!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나도 지쳐 이제."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수없이 갈등하는 내용들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한 번 잘 생각해 보자고요.

그들이 그렇게 행동해 주길 '당연히' 바라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물론, 비즈니스에서는 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곳엔 서로 간 오고 가야 마땅할 서비스들이 존재하니까요.

하나 일상 속에서 내가 상대에게 마음을 써서 행동하는 일은, 그냥 내가 그렇게 하는 게 좋아서 할 뿐입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등 떠밀었나요? 어디 계약서에 그렇게 명시라도 되어있는 건가요?

"난 이 친구에게 이렇게 해주고 싶은데, 얘도 나한테 이 정도는 해줬으면 참 좋겠다 - " 하는 마음 아닌가요?

왜 혼자서 섣불리 기대를 품고, 그만큼 주지 않는 상대에게 혼자 또 실망하나요.

내 마음의 깊이만큼 상대도 그럴 거라 속단하는 건 오만입니다.

또한 각자에겐 저마다의 다양한 표현방식들이 있는 거고요. 잔잔한 감사의 표현이 있을 수도 있고요,

감정이 듬뿍 묻어나는, 조금은 요란한 감사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이 모든 고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이겁니다.


그저 '주는 것'에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


상대가 감사와 호의로 호응해 준다면 정말 감사한 일일 거구요, 설령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더라도 의지가 동해서 성공적으로 그에게 마음이 전해지긴 한 거니까 그것대로 만족할 일입니다.

원래 기쁨과 행복과 만족은 주관적인 거예요.

내가 좋고, 행복하고 만족하면 그만인 거 아닐까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의 무게가 날로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건네고 스스로 만족하세요.

그러나 그걸 받는 상대에게 섣불리 기대를 품는다면, 본인의 마음만 힘들어질 겁니다.

"내가 호구도 아니고, 그냥 주는 걸로 기뻐하고 만족하는 게 맞아?"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요,

높은 확률로 해당 상대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아직 부족한 이유일 거예요.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의 선에서 최대치를 해주면 되는 일 아닐까요?

상대가 그에 보답한다면, 그건 아마도 수많은 가능성들이 겹쳐져 빚어낸 엄청난 우연일 겁니다.

그럼 그땐, 우연이 가져다준 행복을 맘껏 누리면 되는겁니다.

주었을 때 1번, 받았을 때 1번. 나는 2번이나 행복할 수 있는 거라고요.



같은 인생이라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을 삽니다.

여러분도 부디, 스스로에게 행복한 세상을 선물하시길.











작가의 이전글 달라지고 싶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