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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구 Apr 05. 2024

검색보단, 사색을.

나의 선을 찾아가는 일

 2024년. 우리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아주 먼 옛날, 개인에게 허용된 정보가 너무 적을 때도 문제였지만 지금과 같이 너무 많아도 문제다.

나에 대한 판단을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검색에 맡겨버리기 때문이다. 그게 편하니까.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는 요즘 세대들에겐 어찌 보면 불가피한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당장은 효율적이고 실패를 막아줄지는 몰라도, 크게 멀리서 보았을 때도 정말 바람직한 방법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찬찬히 생각해 보자. 효율적인 성장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실패를 피있는 성공법을 갈망하는 것만큼 모순되는 없다. 실패 5번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1번 성공할 있는 거다.

결국 모든 개인은 각자의 '소우주'를 가지고 있으며, 광활한 space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알아나가야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생에 걸쳐서 나가야 할 과업이다. 이것이 우리가 검색하지 말고 '사색'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검색과 사색은 정반대의 활동이다. 검색은 그냥 초록창에 검색어만 때려 넣으면 타인이 짜놓은 정보의 바다에서 입맛에 맞는 것들만 쏙쏙 빼올 수가 있다.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를 검색하고 그냥 가면 된다. 그러나 사색은 사뭇 다르다. 핫플을 검색하기 이전에, 내가 이곳을 가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이 즐거움을 얻기 위함이라면 나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 진정 즐거운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먼저 던지는 게 사색이다.

나는 처음에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나 자신에 대해 그 정도로 무지했다는 방증이리라.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데 굳이 이런 고민까지 해 가며 쉬어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영혼을 진정으로 쉬게 해주고 싶다면, 반드시 나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문자답 기록을 해보길 추천한다. 그저 몇 줄에 걸쳐 나에 대해 정적으로 탐색해 보는 것.

아래는 실제로 내가 던진 질문들이고 (    ) 속을 본인만의 워딩으로 채워보는 게 꽤나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한다.

(1) 나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

-평소 (    )에 관심이 있었는데 한 번도 해본 적은 없다.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친구로부터 "넌 참 (    )한 사람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    )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만일 다시 젊을 때로 돌아간다면 내가 해보고 싶은 직업은 (    ) 같은 게 있다.


(2) 사고방식에 대한 탐색

-나는 (    ) 같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이런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    ) 때문이다.

-나는 (    )이 다가올 때면 유독 걱정이 앞선다.


(3) 경험에 대한 분석

- 나는 (    )를 할 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반대로 (    )를 할 때는 기운이 빠지고 괜히 위축된다.


(4) 인간관계에 대한 분석

-나는 (    )와 함께 있을 때 (    )을 느낀다.


 정적인 사색은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렇게 알아낸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전에 적용해 보며 정말 맞는 건지 증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게 바로 동적인 사색이 필요한 이유이다.

몸으로 부딪혀보는 일이다. 세상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일이 태반이다. 그렇기에 내 추측과 생각이 전혀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렇기에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시간낭비, 노력낭비라고 생각하지 말자. 세상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원래 우왕좌왕하며, 그렇게 나 길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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