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새해가 되거나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항상 '목표'들을 세운다. 그러곤 쫙 나열된 목표들을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한다. 이는 아주 바람직하고 좋은 태도이지만, 그보다 앞서 그 목표를 이루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목표와 목적.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의미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목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도달해야 하는 곳 (단일한 사건)
-목적: 실현하고자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방향성)
목표를 달성하는 행위 자체에만 몰두하다 보면, 큰 그림인 목적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 우리가 종종 바라던 목표를 달성했는데도 괜히 어딘가 공허하고 허무한 느낌을 받는 이유이다. 뚜렷한 목적 없이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들었기 때문. 그래서 목적을 바라볼 수 있게 넓고 멀리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사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것보다 더욱 고뇌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게 목적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목표는 달성하면 결과나 변화가 눈에 보이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적은 가시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어렵다. 꾸준히 의식적으로 목표를 넘어 목적을 보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목적까지 보는 사람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게 흘러가더라도 절대 '목표 달성 실패'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과 실패 속에서 더 큰 의의를 찾아내며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주변 평판도 좋아지고 평정심도 찾을 수 있는, 삶을 대하는 아주 좋은 습관이다.
무엇을 하든 거시적인 시각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기본적으로 큰 숲을 볼 줄 알게 된 후, 세세한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 뒤따르는 게 순리인 것 같다. 물론 둘 다 동시에 갖출 수 있다면 최고지만.
내 삶의 기준, 가치관을 분명히 하는 일은 목적을 세우는 일이다. 갖은 풍파가 몰려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견고한 뼈대를 세우는 일이다. 기초공사가 부실한 건물은 머지않아 큰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당장은 느리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큰 그림을, 목적을 보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기울여보도록 하자.
왕도는 없다. 가장 근본적인 것의 꾸준한 반복이야말로 시대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진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