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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다음날, 정원에서 피어난 색

연두와 황금빛 사이 어딘가

by 최원호
가끔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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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다음 날.

축축한 작은 정원을 보면,

물기가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돌과 나무들이 보인다.

자연이 비에 젖은 상태에서 은은히 풍기는 냄새.

상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축축하고 습한 수풀의 냄새.

나는 집 안에서 창문 너머로 그 정원을 바라본다.

괜스레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 순간, 자연의 아름다운 색들이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돌들이 둘러져 있는 흙.

그 위에 자라 있는 풀들.

생기 넘치는 투명한 연두색이다.


자연이 만든 이 아름다운 색깔을

그저 멍하니, 아무 말 없이 바라보게 된다.

빛에 비치면, 황금빛이 살짝 섞여

부드럽고 따뜻한 색이 된다.

아름다움 위에 또 다른 아름다움이 더해진다.


푸릇푸릇한 색.

생기를 머금고, 생명이 피어나는 색.

봄이 시작되는 색.


창밖의 색이 마음을 물들이는 순간이 있다.

정원에 햇살이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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