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험한 세상에서 무사히 자연사하는 법
수백 번의 자살을 생각한 후 하늘이 푸르던 어느 날, 나는 결심했다, 무사히 자연사하고야 말리라.
나는 만성 우울과 사회 불안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취에 미치지 못하면 죽도록 괴로워하고, 인격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심한 수치심을 느낀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회피형 인간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괴로움을 품고 인생을 살아가고 자살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세상에 없다지만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속삭이는 죽고 싶다는 목소릴 계속 듣고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떨 때는 정신적 고통이 물리적 실체처럼 느껴져 너무나 아파서, 마치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는 것처럼 정신의 스위치를 내리고 싶었다. 3층 창문 밖을 내려다보았다. 아마 나는 뛰어내려서 땅바닥에 닿는 순간 악 겁내 아픔ㅠ, 하며 후회할 것이다. 차마 뛰어내리지 못했다.
물론 인생이 행복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패리스 힐튼이 “인생이 마치 파티 같다”라고 한 말을 보고 참, 좆같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나는 태어나고 말았다. 죽을 용기가 없다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이 이야기는 고질적인 우울증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한 대학생이 자연사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한 정신분석학과 전문적인 정신과 상담을 토대로 자신을 분석해나가는 이야기다. (아니 근데 정신과 상담비용이 1회 7만 원이라고? 차라리 죽는 게 가성비가 더 좋지 않을까..)
비싼 상담비를 헛되지 않게 쓰기 위해 상담일지의 기록을 시작했지만, 만약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거나 자신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더욱 보람이 있을 것 같아 상담일지를 토대로 새로 글을 쓰게 되었다. 우리 모두, 자연사합시다.
나는 절대로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