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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네 편

풍요로운 삶

by 푸르름


레체와 걷는 길은 거의 항상 즐겁지만 좋은 동반자와 함께 할 때는 그 기쁨이 배가된다.


꼬리도 한 껏 치켜 올라가고 자꾸 뒤를 돌아보고 안기며 너무 행복하다고 온몸으로 표현한다. 배뇨 및 배변활동도 잘하고 (예민한 레체에겐 매우 중요하고 안심되는 사인이다) 잘 웃는 레체를 보면 내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c) Leche @holaleche
(c) Leche @holaleche

익숙한 레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보디가드가 여러 명이어서 그런지 자신감이 뿜뿜 해서 평소에 안 하던 짓도 하는 레체의 모습을 볼 때면 가족으로서 뿌듯하다. (낯을 많이 가리는 레체가) 다른 강아지를 만나도 용감히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한 마음도 든다.

(c) Leche @holaleche

그러고 보면 나도 레체와 함께할 때 평소에 못 보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집에서도 이전에 상상할 수 없던 이상한 (혀 짧은) 소리를 내는 듯 애교가 많아졌으며 걸으면서도 레체에게 말을 거는 (그러나 자칫 혼잣말하는 광인으로 비칠 위험이 있는) 일이 잦아졌고,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이 전에 없게 온화하고 따뜻해졌다.

(c) Leche @holaleche

강형욱 훈련사가 말하길 이 지구상에 개가 다 없어지면 사람도 다 없어진단다. 강아지와 함께 하면서 풍요로워진 내 삶을 생각하면 레체에게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곤히 자는 레체를 보니 내 마음도 편안해진다.

(c) Leche @holale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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