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길을 찾아서
창밖에 눈이 온다.
레체가 눈놀이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곧 눈이 많이 오면 염화칼슘도 많이 뿌려지겠구나. 그러면 레체의 활동 반경도 줄어들겠구나’ 생각하니(아니면 안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
인간이 미끄러질 수 있으니 눈 오면 재빨리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은 당연히 이해는 간다. 다만 이를 밟으면 화상을 입는 강아지들도 있으니 좀 더 반려견 친화적인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없을지 아쉬울 따름이다. 양말이나 신발을 신겨 보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한 번이라도 신겨본 보호자는 이게 얼마나 불편해 보이는지 절감할 것이다(로봇처럼 뚱땅뚱땅 걷는다).
레체를 만나기 전에는 해보지 못한 고민이다. 레체 덕분에 내 시야와 배려도 더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레체 덕에 세상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