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back] 옛날 머나먼 곳에서

Prologue

by 푸르름

옛날 옛적 광양에는 검은 떠돌이 개가 있었습니다. 검은 개는 점차 배가 불러옴을 느꼈고 곧 자신이 어미개가 될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검은 개는 안전한 곳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움직였습니다. 더운 여름이 마침내 지나가던 어느 가을날, 검은 개는 마침내 여덟 마리 꼬물이 강아지들은 낳았습니다. 떠돌이 신세로는 새끼 강아지들을 먹여 살릴 수 없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겨울날, 어미개는 어느 날 보호소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구조 당시 젖을 물리느라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말랐던 어미개는 결국 다른 곳으로 입양가게 되었고 새끼들도 하나씩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c) @gilsumom


그중에 유난히 귀가 쫑긋하고 갈수록 새하얘지는 ‘우유’라는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무슨 트라우마가 있었는지 소리에 매우 민감하면서도 호기심 많은 녀석이었습니다. 우유가 주인을 찾는 동안 임시보호(임보)를 해주겠다는 고마운 분들이 나타나서 우유는 서울에서 다른 강아지와도 몇 달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우유는 오줌은 배변패드에 싸야 한다는 것과 “손,“ ”기다려“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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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임보처를 거치다 우유는 다시 구조되었던 순천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우유의 남다른 외모 때문에 다행히 우유를 정식으로 입양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심사숙고 끝에 우유를 멀리 경기도에서 우유를 직접 보러 내려오겠다는 청년에게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유가 입양 가던 날, 청년은 포대기에 담긴 5kg도 안 되는 하얀 우유를 소중히 안았습니다. 5시간의 긴 여행 끝에 우유는 드디어 새집에 도착했습니다.

(c) Leche @holaleche


너무나 겁이 많았던 우유는 낯선 곳에 들어가자마자 방구석에 꼼짝 않고 웅크렸습니다. 집을 구경시켜 주고 싶어서 아무리 부르고 애원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청년은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피자 냄새가 나자 마침내 우유가 귀를 쫑긋하며 문지방에서 빼꼼하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렇게 우유는 새 가족을 찾았습니다. 청년은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해 줄게.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레체.’

(c) Leche @holale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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