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쉽고도 어려웠다.
레체는 작고 고물거리는 인형이었고 나는 강아지와 처음 함께하게 된 서투른 반려인이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나의 서투름을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 레체가 착하고 인내심이 많은 강아지라는 것이었다. 임보처에서 이미 배변훈련을 마친 레체는 아기 때부터 언제나 배변패드에 쉬와 응가를 하는 착하고 정갈한 아이였다.
반면, 나는 작은 일에도 허둥지둥 대는 초보집사였다. 육아를 해본 적이 없는 나는 마치 갓난쟁이 아기가 생긴 것처럼 무엇을 집어 먹을까 어디에 부딪힐까 노심초사하며 하루를 보냈다. 레체가 사료 먹는 속도에 따라 나의 식사 속도도 광속을 달리게 되었다.
냉장고에는 ‘레체를 위해 삼가할 음식’이라는 포스트잇이 붙었고 뭐든지 먹을 때마다 그 포스트잇을 확인하게 되었다. 혹시나 흘릴까 봐 처음 몇 달은 커피, 초콜릿, 포도 등을 아예 사지 않거나 조심히 먹던 기억이 난다.
대환장 호들갑은 레체가 바닥에 떨어진 파 조각을 집어먹었을 때 일어났는데 우리는 그것을 떨어뜨린 부모님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전전긍긍하며 레체를 살폈다. 동물병원에 전화해 봤더니 일단 상태를 지켜보고 발작이나 구토가 있으면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종일 자책하며 보냈던 그날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레체를 쓰다듬고 레체에게 핥아지는 기쁨으로 살다가 아무 생각 없이 여드름에 발라놓은 티트리오일을 레체가 날름 핥았을 때 나는 또 한 번 경악하며 동물병원에 전화를 해야 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고 레체를 쓰다듬으며 다시는 얼굴에 티트리오일을 바르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다시는 얼굴을 핥지 못하게 하겠노라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다).
레체는 난이도 1의 아주 착하고 키우기 쉬운 강아지였지만 내가 너무나도 육견에 초보였기에 레체와 친해지는 것 (정확히 말하면 잘 보살피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레체의 포용적인 태도와 사랑스러움이 이 모든 것을 감수하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나에게도 보호해주고 싶은 꼬물이가 생겼다.
너의 이너써클에 속하게 되어서 기뻐.
© Leche @holale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