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너의 부재
레체가 온 이후로 장기 여행이 꺼려졌다. 물론 그렇다고 그동안 아예 아무 데도 안 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가서도 레체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끝낸다는 것뿐.
레체의 존재는 부재 시 더 절실히 느껴진다. 옷에 묻어 있는 레체 털. 핸드폰 배경화면에 뜨는 레체 사진. 타지에서 만나는 강아지들. 하얀 모든 것들의 환영.
엄밀히 따지자면 나는 현재 레체의 가족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객일 뿐이다. 레체와 평생 함께 있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언젠가는 따로 살게 될 것이다. 종종 오지랖을 떨지만 나의 한계는 명백하다. 그러기에 레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욱 밀도 있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체 덕분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배웠고 마음껏 행복해하는 법을 배웠다. 레체로 인해 표정이 다양해졌으며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상상해 보는 너의 부재는 아프지만 나의 현재를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너와의 꽉 찬 하루하루를 즐길 수 있어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