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친 밤마다, 나에게 가장 짧은 질문을 던지던 시간
순간부터
나는 하루를 지나 보내고 난 뒤
스스로에게
아주 짧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오늘의 나는,
나답게 살았을까.’
그 질문에는
잘 해냈다는 확인도,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답도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흩어지지 않고 서 있었는지,
다른 사람의 기대에
완전히 잠식되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그 사실을
조용히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
오랫동안 나는
상황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나지 않게 보이기 위해,
말을 아끼고,
표정을 다듬으며 살아왔다.
그 속에서
조금씩 깎여 나가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내가 나로서 서 있을 수 있는 자리’였다.
사람들 틈에서 웃고 있을 때에도,
그 미소가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써 만든 표정이었는지
나는 이제야 묻게 되었다.
뒤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참 열심히 버티고 있었지만,
그 버팀의 끝에서
가장 먼저 희미해지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알게 되었다.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조금은 더 이해해 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해 주려는 마음에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그날 밤, 불을 끄기 전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내일의 나도,
나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그 기도는
아주 오래,
내 안에서
부드럽게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