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 수사관 20화

by BlackBearLeo


2025년 9월 중순. 대한민국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김도윤의 사무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김도윤과 유하준의 시선이 교차했다. 유하준의 손은 여전히 김도윤에게 뻗어져 있었다. 그 손은 단순한 악수가 아닌, 위험한 비밀을 공유하고,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함께 헤쳐나가자는 무언의 약속이었다.

김도윤은 유하준의 손을 바라보며 깊은 고뇌에 빠졌다. 평생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잔류 사념'이라는 비밀. 그것은 그에게 정의를 구현할 강력한 힘을 주었지만, 동시에 그를 고독과 극심한 고통 속에 가두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비현실적인 존재. 그는 수많은 밤을 능력의 대가로 인한 두통과 환각에 시달리며 홀로 외롭게 지새웠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이 천재 해커는 그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고, 이해한다는 듯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것은 김도윤의 오랜 고독한 싸움에 드리운 유일한 빛이자, 절박한 희망이었다.

'이 남자는… 나를 이해하고 있어. 나의 능력이 가져다주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까지도. 그리고 나를 돕겠다고 해. 법의 한계에 좌절하는 나를… 비질란테로서의 나를… 심지어 나의 비밀까지 기꺼이 감싸 안으려 하고 있어.'

김도윤은 망설였다. 유하준과의 동맹은 자신의 비밀을 더욱 위험하게 노출시킬 수도 있었다. 강재혁 경감의 집요한 추격은 이미 그의 목을 조여오고 있었고, 그의 능력의 존재를 파헤치려 들고 있었다. 새로운 동맹이 강재혁의 의심을 더욱 증폭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혼자 감당하던 이 거대한 짐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는 더 이상 혼자서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블랙 스크린' 사건에서 느낀 범인들의 재범 의지는 그를 더욱 절박하게 만들었고, 그의 등 뒤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피해자들의 잔류 사념은 그를 쉴 수 없게 만들었다.

김도윤은 천천히 손을 들어 유하준의 손을 잡았다. 굳건한 악수가 오갔다. 그들의 손이 맞닿는 순간, 사무실 안에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것은 단순한 악수가 아닌,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위험한 길을 함께 걷겠다는 **'비밀의 서약'**이자,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동맹'의 시작이었다. 두 남자의 눈빛 속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를 쫓는 결연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고맙습니다, 유하준 씨. 당신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무너졌을 겁니다."

김도윤의 목소리는 낮게 깔렸지만, 그 속에는 진심 어린 감사가 담겨 있었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깊은 고뇌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걷히는 듯했다. 그는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손을 놓으며 시니컬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저도 이 썩어빠진 세상에 질렸으니까요. 각자의 방식대로 악을 처단하는 거죠. 저는 당신이 '비질란테'로서 이 도시의 그림자 속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을 돕겠습니다. 당신의 비밀은… 제가 죽을 때까지 지키겠습니다. 저 역시 아웃사이더니까요. 우리가 뭉치면, 법이 손대지 못하는 곳까지 뿌리 뽑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변치 않는 냉소적인 태도가 담겨 있었지만, 김도윤은 그 속에서 굳건한 신뢰를 느꼈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그림자 속 조력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법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직 정의를 위해서만 움직이는 새로운 '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김도윤과 유하준 사이에는 **'비밀스러운 유대'와 '동맹'**이 더욱 공고해졌다. 그들은 검찰청 사무실이나 유하준의 오피스텔에서 은밀하게 만나 정보를 교환했고, 주로 강력한 암호화가 적용된 메신저를 통해 소통했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잔류 사념'이 가진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김도윤은 자신의 능력으로 감지한 범죄의 흔적과 범인들의 심리적 패턴, 그리고 때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범죄의 '잔류 사념'까지 유하준에게 전달했고, 유하준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디지털 세계의 미궁을 파헤쳐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냈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비질란테 활동에 필요한 디지털 정보들을 제공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그의 해킹 실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는 순간, 디지털 세상의 모든 문이 그에게 열리는 듯했다.

"김 검사님, 다음 목표는 '블랙 스크린'의 잔여 세력 중 가장 악질적인 '쉐도우'라는 닉네임을 쓰는 놈입니다. 이 녀석은 현재 다크 웹에서 또 다른 은밀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이 녀석의 활동 패턴을 분석해보니, 주로 새벽 3시에서 5시 사이에 특정 PC방과 은신처를 번갈아 가며 접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이 녀석이 주로 사용하는 PC방과 은신처 주변의 CCTV를 해킹해 놓았습니다. 이제 실시간으로 녀석의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유하준은 모니터 화면에 서울 시내의 한 PC방 내부를 비추는 CCTV 화면과, 낡은 주택가의 골목길을 비추는 화면을 동시에 띄웠다. 그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 그의 능력은 마치 전지전능한 신의 눈처럼 느껴졌다.

김도윤은 유하준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합법적인 수사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정보였다. 사법 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CCTV까지 해킹했다고요? 위험한 일입니다, 유하준 씨.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김도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여전히 법의 테두리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하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김도윤의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위험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습니까? 어차피 이 더러운 세상을 바꾸려면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죠. 그리고 이 녀석의 휴대폰 위치 추적도 가능합니다. 이 녀석이 사용하는 통신사의 서버에 침투해서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녀석의 동선과 은신처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뿌려놓은 미끼를 물었으니, 이제 놓칠 일은 없을 겁니다."

유하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의 능력은 법의 테두리를 아득히 벗어나는 수준이었다. 그는 이미 '비질란테'의 그림자 조직의 핵심 브레인이자, 김도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있었다. 그는 심지어 '쉐도우'의 개인 정보를 통해 그의 가족 관계, 재정 상태, 그리고 사회생활에 대한 모든 정보까지 파악해 놓았다.

김도윤은 유하준이 제공하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쉐도우'의 은신처를 특정하고 검거 작전을 계획했다. 그는 더 이상 불확실한 '직감'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었다. 유하준이 제공하는 디지털 증거는 그의 '잔류 사념' 능력을 보완하고, 그의 비질란테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두 사람의 협력은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김도윤은 합법적인 수사망을 피해 '쉐도우'를 추적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유하준이 제공한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그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쉐도우'는 유하준의 해킹으로 인해 모든 도주 경로가 막힌 상태였다.

'쉐도우'는 자신이 어떻게 추적당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완벽한 익명성에 자만하고 있었기에, 김도윤과 유하준의 협력은 그에게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 김도윤은 '쉐도우'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며 그의 눈빛을 응시했다. 그 속에서 또다시 '재범'에 대한 암시와 함께, 세상에 대한 깊은 불신과 악의가 느껴졌다. 그러나 김도윤은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뒤에는 유하준이라는 강력한 조력자가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김도윤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느껴지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김도윤은 이제 유하준이라는 '그림자 속 조력자'를 얻게 되면서, 고독한 비질란테 활동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는 더 이상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었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도윤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지만, 유하준이 제공하는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 덕분에 능력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었고, 이는 그의 신체적 한계를 조금이나마 유예시켜 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김도윤의 능력 사용의 대가는 더욱 심화될 것임을 암시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잔류 사념'을 사용할 때마다 찾아오는 두통과 코피는 더욱 심해졌고, 때로는 짧은 환각 증세와 함께 현실과 잔류 사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한 아찔한 경험까지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몸이 서서히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직감했다. 유하준의 도움으로 악을 처단하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의 몸은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듯했다. 마치 시한폭탄처럼, 그의 능력은 그를 안팎으로 갉아먹고 있었다.

한편, 강재혁 팀의 추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블랙 스크린' 사건의 놀라운 해결 뒤에는 김도윤 검사의 비정상적인 활약이 있었다는 것을 강재혁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김도윤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말에 주목했고, 김도윤의 행적과 연결되는 유하준이라는 인물의 존재를 어렴풋이 짐작하기 시작했다. 강재혁은 김도윤이 특정 오피스텔에 자주 드나들었으며, 그 오피스텔의 임차인이 유하준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김 검사, 이번 '쉐도우' 검거도 대단하더군.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그 녀석의 동선을 파악하고 은신처를 알아냈지? 우리 팀도 그 녀석을 추적하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심지어 CCTV까지 이용할 수는 없었는데. 당신의 '정보원'이라는 게 대체 누구지?"

강재혁은 김도윤의 사무실에 찾아와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의 눈빛은 김도윤을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그는 더 이상 김도윤의 애매한 답변에 속지 않을 작정이었다.

김도윤은 평소처럼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역력했지만, 그 속에는 유하준과의 비밀스러운 동맹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담겨 있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경감님. 그리고… 정보원은 항상 비밀에 부쳐야 하는 법이죠. 수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정보라도 활용하는 것이 검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김도윤은 강재혁의 의심을 알면서도 태연하게 응수했다. 그의 대답은 더욱 모호해졌다.

강재혁은 김도윤의 대답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김도윤의 사무실을 나선 후, 곧바로 유하준의 오피스텔 주변 CCTV 기록과 통신 기록을 다시 한번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김도윤이 만난 '외부 전문가'가 유하준이라는 확신을 굳혔다. 그리고 유하준의 해킹 실력이 김도윤의 '초능력'과 결합하여 상상 이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강재혁은 김도윤이 정의를 위해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고, 그를 '비질란테'로 확신하기 시작했다.

'김도윤 검사… 그리고 유하준. 이들은 단순한 검사와 해커가 아니야. 이들은 '비질란테'라는 그림자 조직을 만들었어. 그리고 그들의 힘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해. 하지만…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하는 대가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강재혁의 추격은 이제 '비질란테'라는 그림자 조직의 실체와 그들이 가진 능력의 정체를 밝히는 데 집중되었다. 그는 김도윤과 유하준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며, 그들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그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다.

김도윤은 자신의 사무실 창밖을 내다보았다. 도시의 불빛은 여전히 밝았지만, 그의 마음속은 어둠과 희망,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으로 가득했다. 유하준과의 동맹은 그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지만, 동시에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의 능력은 그를 갉아먹고 있었고, 강재혁의 추격은 더욱 집요해질 것이었다. 비질란테의 그림자 조직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그들의 앞에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펼쳐져 있었다. 그들은 과연 이 도시의 모든 악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싸움의 끝에서 김도윤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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