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 수사관 25화

by BlackBearLeo


2025년 10월 중순. 대한민국 용인시 기흥구의 한 오피스텔. 늦은 밤, 유하준은 김도윤에게 자신이 밤샘 작업 끝에 찾아낸 '차민준'이라는 이름과 그의 과거 행적, 그리고 한울 정신재활원과의 섬뜩한 연결고리를 브리핑했다. 수십 개의 모니터 화면에는 차민준의 흐릿한 사진과 함께 그의 비윤리적인 연구 기록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김도윤의 얼굴에는 희미한 희망과 함께 새로운 긴장감이 드리워졌다.

"차민준… 과거 학계에서 영구 제명된 최면술사. 비윤리적인 정신 조작 실험을 자행했다고 합니다. 한울 정신재활원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고요. 이 녀석이 범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현재 그의 위치를 추적 중입니다만… 디지털 흔적을 너무나도 교묘하게 지우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이 말입니다. 보통 솜씨가 아닙니다."

유하준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흥분과 함께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 그는 거대한 퍼즐의 조각을 맞춘 듯한 희열을 느끼면서도, 상대방의 교활함에 전율했다.

김도윤은 차민준의 사진을 응시했다. 사진 속의 남자는 평범한 인상이었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알 수 없는 섬뜩함이 스며들어 있었다. 차민준의 과거 기록은 김도윤의 뇌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비인도적인 실험, 인간 정신의 지배… 이 모든 것이 한울 정신재활원의 비극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이 저에게 '최면적 사념'을 보낸 범인이라는 거군요. 제 능력을 알고 있다는 것도… 이 녀석의 짓이겠군요. 제 능력을 역이용하려 드는군요."

김도윤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함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그는 자신이 추적하는 대상이 단순한 범죄자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 존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유하준의 분석으로 용의자 군이 '차민준'으로 좁혀지자, 최면술사 범인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추적을 섬뜩하게 눈치챈다. 그는 유하준이라는 천재 해커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오는 김도윤의 '비정상적인 직감', 즉 '잔류 사념' 능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김도윤이 자신의 흔적을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능력을 역이용하기로 결심했다.

'흥미롭군. 이 검사… 보통 녀석이 아니야. 내 흔적을 이렇게까지 빠르게 쫓아오다니. 분명히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그 능력이 오히려 너의 약점이 될 것이다. 내가 만든 정신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게 해주지. 나를 쫓아올수록 너의 정신은 붕괴될 거야.'

범인은 김도윤에게 역으로 '혼란스러운 최면적 사념'을 남기거나 거짓 단서를 흘려 수사를 교란하려 시도한다. 그는 김도윤의 능력을 역이용하여 그를 정신적으로 파괴하려는 교활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대신, 김도윤의 정신을 혼란시키는 **'정신적 함정'**을 사건 현장과 그 주변 곳곳에 설치했다.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치듯, 범인은 김도윤의 정신을 사로잡을 덫을 놓기 시작했다.

며칠 후, 김도윤은 한울 정신재활원 근처의 버려진 지하실에서 새로운 잔류 사념을 감지했다. 그것은 마치 범인이 자신을 유인하려는 듯한 명확한 흔적이었다. 김도윤은 그 사념을 따라 낡은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곰팡이 냄새와 함께 으스스한 냉기가 감돌았다. 김도윤의 손이 낡은 벽에 닿자 강력한 잔류 사념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하지만 이번 사념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마치 여러 개의 목소리가 뒤섞인 듯 혼란스러웠고, 의미 없는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교차했다. 색깔이 뒤섞이고, 형체가 일그러졌다.

'나는 여기 있다… 아니, 나는 저기 있다… 너는 나를 잡을 수 없어… 너는 미쳐갈 것이다… 너의 정신은 내 손안에 있다….'

환청은 그의 뇌리를 강타했고, 눈앞에는 기괴한 환영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낡은 지하실이 순식간에 수많은 거울로 뒤덮인 미로로 변하는 듯했다. 그는 이전에 겪었던 고통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정신적 혼란과 함께, 자신의 이성이 붕괴되는 듯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건… 함정이다. 범인이 나를 교란하려 하고 있어. 나의 능력을 역이용하고 있다!"

김도윤은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았다. 그는 범인이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혼란스러운 최면적 사념'을 남겨 수사를 교란하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범인은 자신의 능력을 역이용하여 김도윤의 정신을 파괴하려 들고 있었다. 그의 악의는 단순히 살인을 넘어선, 정신적 지배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범인이 설치한 '정신적 함정'은 김도윤의 정신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는 환각과 현실의 경계에서 고통받으며 몇 차례 수사 착오를 겪었다. 범인이 흘린 거짓 단서에 속아 엉뚱한 곳을 수색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정보에 매달리는 일이 잦아졌다. 그의 판단력은 흐려졌고, 집중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의 업무 효율은 바닥을 쳤고, 동료들은 그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검찰청에서 그는 중요한 서류를 검토하다가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정신병원의 낡은 복도와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들의 환각에 시달렸다. 동료 검사와의 대화 중에도 귀에서는 알 수 없는 속삭임과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정신이 뒤섞이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의 능력 '잔류 사념'은 이제 그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의지와 상관없이 이끌려 다니는 꼭두각시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정신을 잃을지도 모른다… 나는 미쳐가는 건가? 그 악마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는 건가?'

김도윤은 공포에 휩싸였다.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그의 정신은 더욱 깊은 미로 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정신이 언제 완전히 붕괴될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몸은 점점 더 야위어갔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잠은 여전히 그에게 휴식이 아닌 고통이었다. 꿈속에서도 그는 범인의 최면에 시달렸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김도윤이 보내는 메시지의 내용이 점점 더 두서 없어졌고, 환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듯한 문장들이 섞여 있었다. 때로는 극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는 듯한 반응도 감지되었다.

"김 검사님, 당신의 정신이 심각하게 침범당하고 있습니다. 범인은 당신의 능력을 파악하고 역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멈추십시오. 이대로 가다가는 당신마저 피해자가 될 겁니다! 더 이상 잔류 사념을 감지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정신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습니다."

유하준은 김도윤에게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다급함과 함께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김도윤의 상태를 보며 자신이 느끼는 무력감에 분노했다.

하지만 김도윤은 멈출 수 없었다. 범인이 자신을 조롱하며 교란하려 드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끈질기게 잔류 사념을 감지하려 애썼다. 그는 이 악마를 잡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잔상들이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멈출 수 없습니다, 유하준 씨. 이 녀석은 저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제가 멈추면, 이 녀석은 더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겁니다. 저는… 멈출 수 없습니다. 제발… 이 녀석의 실체를 밝혀주십시오."

김도윤의 목소리는 갈라져 나왔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강렬했다.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유하준은 김도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밤샘 작업에 돌입하며 차민준의 디지털 흔적을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범인이 김도윤에게 거짓 단서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유하준은, 차민준의 실제 이동 경로와 김도윤이 감지한 잔류 사념의 위치를 대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김도윤이 감지한 '혼란스러운 사념'의 위치가 차민준의 실제 은신처나 이동 경로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녀석… 김 검사님의 능력을 알고, 의도적으로 다른 곳에 '사념의 흔적'을 남기고 있군. 이건 단순한 최면술이 아니야. 그의 능력이 물리적인 공간에 '잔류 사념'을 남길 수 있다면… 차민준 역시 자신의 '최면'을 물리적인 공간에 '잔류 사념'처럼 남길 수 있다는 건가? 아니면… 자신의 정신 에너지를 이용해 흔적을 조작하는 건가?'

유하준은 차민준의 능력이 김도윤의 능력과 유사하면서도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차민준은 김도윤이 사념을 '읽는' 능력을 가졌다면, 자신은 사념을 '만들고 주입하는' 능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유하준은 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민준의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한편, 강재혁 경감은 김도윤의 이상 행동을 놓치지 않았다. 김도윤이 범인이 흘린 거짓 단서에 현혹되어 엉뚱한 곳을 수색하고, 수사팀에 혼란을 주는 모습을 보며 강재혁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김도윤이 어떤 '정보'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정보가 오히려 김도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김도윤이 잔류 사념을 감지할 때마다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이상 증세를 포착했다. 코피, 식은땀, 그리고 순간적인 혼란스러운 표정.

강재혁은 유하준이 차민준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김도윤이 '최면'이라는 비현실적인 단서에 집착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다. 그는 차민준의 과거 기록과 한울 정신재활원의 비밀스러운 소문들을 다시 한번 검토했다. 그리고 김도윤과 유하준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비질란테'로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굳혔다. 그의 추격은 더욱 집요해졌다.

"김 검사, 유하준 씨와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말해주게. 자네의 행동은 이제 단순한 직감이 아닐세. 범죄 수사에 혼란을 주고 있어. 자네가 지금껏 해결했던 사건들도… 혹시 그 '능력' 때문이었나? 자네, 나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지 않은가?"

강재혁은 김도윤을 직접적으로 추궁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걱정만이 아닌, 단호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법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의 고뇌가 엿보였다.

김도윤은 강재혁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비밀이 드러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법의 심판대 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다. 유하준이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가 무엇인지, 강재혁이 자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강재혁은 김도윤의 침묵을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는 김도윤과 유하준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법의 칼날을 들고, 이 그림자 속의 '비질란테'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이제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을 넘어, 김도윤의 '능력'의 실체를 밝히고 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움직였다.

폐쇄된 정신병원의 비명, 최면이라는 악마의 교란, 그리고 김도윤의 정신적 고통. 범인의 지능적인 역공은 김도윤을 정신의 미로 속으로 몰아넣었고, 그의 능력은 이제 그에게 양날의 검이 되어 자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유하준은 어둠 속에서 김도윤의 유일한 등불이 되어주려 애썼지만, 범인의 교란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집요한 강재혁의 그림자가 바싹 따라붙고 있었다. 김도윤은 과연 이 정신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그의 정신은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세 사람의 엇갈리는 운명 속에서, 진실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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