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의 계절

9 - 애정결핍

by 너에게

휴가를 핑계 삼아, 엄마에게 갔다.

일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만두고 싶다고.

엄마와 동생 앞에서 울어버렸다.


일 때문이라기보다,

버틸 수 없던 마음이 먼저 무너졌다는 걸

그땐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엄마 곁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휴가 기간 동안 방도 정리해두고,

서울에서 내려와 무얼 할 수 있을지 조심스레 고민도 했다.


정리됐다고 생각했다.

이제 정말 끝났다고 믿었다.


그 사람의 연락이 다시 오기 전까진.


휴가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날,

문자가 도착했다.


어디에요?


집에 다 와가요.


알았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 비밀번호 소리와 함께

헤어진 그가 다시 집에 들어섰다.


손에는

내가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제육볶음과

순두부찌개가 들려 있었다.


“…뭐에요?”


“그냥… 그냥요.

이거, 좋아하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마음속에서는 쿵 하고 울렸다.


아… 그때,

왜 그렇게 기뻤을까.

왜 그 순간이,

행복하게 느껴졌을까.


다시 반복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그리고…

이상하게,

나는 또 궁금한 게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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