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의 계절

10-질문, 답

by 너에게

나는 참, 이상한 애다.

그렇게 울고, 그렇게 무너졌으면서도

그날 밤, 나의 질문 세례는 끝이 없었다.


어차피 다 알게 된 거니까.

물어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밤이었다.


“제니는… 언제부터 다시 만난 거예요?”

— “중간에 한 번 헤어졌던 건 맞아요.

그런데… 연락이 와서, 다시 만났어요.”


“전 여친을 만나면서… 왜 나를 만났어요?”

— “그냥… 잘 모르겠어요.

거절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제니도, 너도.”


“그럼, 왜 갑자기 나한테 온 거예요?”

—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 거예요.”


“제니는 뭐래요?”

— “그날 말한 대로, 다른 여자 있다고 말하고

헤어지자고 했어요. 근데, 일하는 곳까지 찾아왔어요.

평생 불행하게 살라고 말하고… 갔어요.”


하고 싶은 대로 했다니.

정말, 그보다 더 이기적일 수 있을까.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 내가 미친년이지.)


평생 불행하게 살라며 떠난 제니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나는

굶지 말라고 밥도 해주고,

챙겨주고,

별짓을 다 하고 있다.


제니가 밉지는 않았다.

그저… 부러웠다.

그렇게 단호하게, 끝내고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다는 게.


제니는 자존감이 높았고,

당당했다.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란,

행복한 가정에서 온 아이 같았다.

그녀는 사랑스러웠고,

부유했다.


그래서 더 부러웠다.

아, 그렇게 자라면…

사람이 그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나와 닮은 사람이었다.

애정결핍이었고,

제대로 사랑받아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사랑에 더 목말랐고, 외로움이 많았다.


그는 제니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보단 나와 더… 비슷했다.


결핍과 결핍이 만나

이상한 사랑을 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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