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과 떡볶이의 유혹에 져버린 나를 용서해 줘

by U의 책장

허기진 점심, 분식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튀김에 떡볶이 소스, 그리고 김밥까지. 그야말로 정제 탄수화물의 종합선물세트를 신나게 먹었죠.

그래선지 곧이곧대로 먹은걸 말하기가 좀 죄책감이 들더라구요.

주위에 사먹을 메뉴라고는 전부 몸에 안 좋은 것 뿐이더라... 는 변명을 하려다가 순간 흠칫했습니다.

그런다고 먹은 메뉴가 달라지지도 않을 뿐더러, 사실 주위에 무슨 메뉴를 파는지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았거든요.

면피를 위해 거짓말을 하려고 한 거죠.

그 정도는 좀 변명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 쯤에서 하나 고백하도록 할게요.

저는 방금 전까지 Chat GPT에 식단을 기록하고 있었답니다.


우리는 변명을 대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변명을 하곤 합니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죄책감을 무마하려는 행동을 하고, 행동에 대해 어떻게든 스스로를 납득시킬 이유를 만들어 내곤 하죠.

물론 그런 체면치레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남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납득시키기 위한 설명은 언제나 필요하니까요. 좋은 행동을 했는데도 설명을 못해서 오해를 사면 그거만큼 억울한 일은 없죠.

하지만 꾸며낸 이야기를 나 자신도 믿어버리면 어떨까요?

분식을 먹은 이유를 꾸며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스스로가 행동에 대해 얼마나 많은 변명을 대고 있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제 운동을 안 한 이유도, 그리고 일을 한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이유도, 결국 변명일 뿐이었던 거죠.

어떤 이유를 대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요.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던 것은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싶은 무의식이 작용한 결과겠지요.


결국 변명을 접어두고, Chat GPT에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오늘은 분식을 야무지게 먹었다고. Chat GPT는 그게 든든한 식사였다면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는 위로와 함께, 건강한 식단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그래요.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고 더 나아지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되는 거였어요.

변명을 걷어냈을 때 생겨나는 이 약간의 동력은, 길게 보면 저를 조금씩 바꿔 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으니까요.

식단을 개선하고, 운동도 조금씩 늘려나가야지요.


그런데, 생각 난 김에 최근 일주일의 식단을 검토해 보니까 좀... 고기를 자주 먹었네요.

고기를... 고기를 어떻게 건강하게 대체해야하지...?

그런데 고기는... 음, 도무지 포기가 안되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번엔 고기와 건강 사이의 타협점을 찾아보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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