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전엔 청소부터 해야 하는 이유. 근거 있음.

by U의 책장

'집에 가서 꼭 공부 해야지!'

다들 이 말, 한 번쯤 해보셨죠?

그리고 이 말이 결론적으로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비극도,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요?

스스로의 저녁을 돌아보면서 한번 시뮬레이션 해 보도록 하죠.

이 날은 다행히 일이 제때 끝나서 6시 약간 전에 퇴근을 했습니다.

퇴근길에 교양 서적을 읽으며(이해는 못 했어요) 집에 도착하니 7시 30분 전후. 파스타를 해 먹으며 유튜브를 보다가, 헬스를 하고 샤워를 했더니 어느새 10시 30분을 넘었습니다.

이제야 공부를 위해 자리를 앉아봅니다.

그런데, 책상 위가 난잡하네요.

파스타 해먹었던 그릇, 저녁 먹으면서 같이 먹었던 콜라 캔, 로또 용지, 르네 지라르의 책, 휴대용 충전기, 휴지...

꾹 참고 책에 집중하려고 해도, 집중이 안 됩니다. 앗, 손톱 많이 자랐네. 깎아야지.

그렇게 책은 몇 페이지 넘기지 못했는데 시간은 벌써 12시를 향해 다가가고, 저에게는 양자택일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새벽까지 조금이라도 더 보고 출근길이 괴로울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 버릴 것인가.

어느 쪽이건 불만족스러운 선택인 것은 똑같죠.


우리가 다양한 일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것은 엄청난 능력입니다. 그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있어야 일을 이어서 할 수도 있고, 전체적인 시야에서 일을 볼 수 있기도 하죠.

하지만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할 때는 그게 독이 되는 거에요.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공부가 안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미 하루의 모든 일이 머릿속에 꽉 꽉 들어차 있으니까요. 하루종일 한 일 생각, 아까 봤던 유튜브 생각,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 전부 머릿속을 방해 하죠. 피로는 덤이고요.

주말이라고 딱히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일을 안 했어도 다른 생각은 머릿속에 맴돌고 있을 거니까요.


혹시 공부하고 싶은데 잘 안된다고 자책하던 분들이 있다면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 드리고 싶어요.

머릿속이 복잡할 땐 당연히 집중이 안 될 수 밖에 없어요.

대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청소부터 해 보셨으면 해요.

책상 위 뿐만 아니라 머릿속까지요.

책상 정리도 하고, 신경 쓰이던 설거지도 하고 나서, 잠깐 산책하면서 머릿속의 복잡한 목소리를 정리 해 보세요. 오늘 무슨 내용을 공부할지 생각해 봐도 좋아요.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도 좋고요.


밤에 산책을 하다 커피를 한 잔 하고 들어왔습니다.

결국, 공부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하는 거죠. 남들에게 진도를 자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자책할 이유가 하나도 없던 거에요.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도 훌륭한 인생 공부가 될 거에요.

...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왔더니 보이는 것은 난잡한 책상이네요.

음... 그렇네요.

오늘 못 한 공부는 내일 하기로 하죠.

대신 오늘은 나 자신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책상 위도, 머릿속 생각도 깔끔하게 정리해야 진짜 중요한 것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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