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생활용품이 다 떨어져 가는 것이 신경쓰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한꺼번에 부족해지나 싶을 정도로 다양하게 부족하더라고요.
여름이 시작되니 파리랑 모기가 극성인데 살충제는 확인해보니 운명을 달리하신 상태.
거기다 물티슈도 부족하고, 로션도 부족했죠.
알면서도 며칠 동안 그저 감내하고 살았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집을 나설 때마다 까먹었거든요.
분명히 까먹지 않기 위해 신경도 썼습니다. 부족한게 보일 때 마다 메모해 두고 기억하려고 했죠.
그런데 집을 나설 때 그 메모까지 잊어버리더라고요.
정작 사러 나가기 애매한 상황에서는 자꾸 생각나면서, 살 수 있을 때는 까먹는 상황이 참 곤란했습니다. 내 기억력이 나쁜건가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집을 나서기 전에 분명히 생각이 나더라고요.
달라진 것은 단 하나, 로션이 진짜로 다 떨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생활용품을 사야 한다는 것을 까먹은 것이 아니었어요.
가끔씩 생각이 난 거지요.
부족하다는 건 곧,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생각은 가끔 나지만, 위기감은 없었던 거죠.
다 떨어져서 당장 사용해야 할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인데도 말이에요.
문득, 다른 일을 할 때도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면서 쌓아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마치 생활용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별 생각 없이 지켜만 보고 있던 저처럼 말이죠.
생각난 것은 가급적 빨리 해결하기로 마음 먹고, 다이소에 들러서 물티슈랑 로션을 샀습니다.
그 김에 부족한 것이 뭐가 있을까 보다가, 휴지랑 가위도 샀어요. 혹시 몰라서 쓰레기봉투도 넉넉하게 사두기로 했죠.
부족한 물품을 전부 사 두니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하나하나 다 떨어졌을 때 사러 나가기를 반복하는건 지나친 비효율이죠. 역시 어떤 일이건 필요한 것이 있다고 느끼면 미리 채워두는 것이 정답인가 봅니다.
그럼 이제 사 온 생활용품을 정리 해야...
앗, 살충제 안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