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은 문자는 1000통이 넘지만, 실제로 마음은 1cm 밖에 가까워지지 않은 것 같다.
- 신카이 마코토 <초속 5 cm>
저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너의 이름은’을 계기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에는, 언제나 울적하고 외로운 감성이 흐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이어지는 작품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보면 늘 나오는 비판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자기 반복"이죠.
이전 작품도 봐 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너의 이름은'을 기점으로 작품 기조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감독입니다. 자기 반복을 하고 있다는 비판과는 좀 거리가 먼 의외의 평가죠.
직접 보면 왜 그런 상반된 평가를 받는지 이해가 됩니다. 분명히 작품 기조도 많이 달라졌고, 메시지도 매번 달라지지만, 동시에 작품의 분위기는 한결같거든요.
항상 어딘가 울적한 감성이 맴돌지요.
이 우울한 감성에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독백입니다.
영화 내내 덤덤하게 사실을 말할 뿐이라는 투로 독백이 나오지만, 그런 독백이 가리키는 방향은 한결같아요.
외로움이지요.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이 외로움이 가득해, 작품이 끝날 때까지 그걸 독백으로 표출하고 있거든요.
곁에 누가 있어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도, 그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스며 나오는 고독이 있죠.
이런 감성을 덤덤하게 털어놓는 부분이 신카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는 일마다 전부 잘 안되던 시절, 방 구석에 누워 다들 외로운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내가 이런 기분이란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사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은 내 기분을 몰라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기분에 침잠하게 되는 그 기분 자체가 우울함이라는 것은, 꽤 나중에 알았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닿으려고 손을 뻗습니다.
작품에 따라 그게 성공하는 경우도, 실패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어떻게든 손을 뻗는 모습이 저의 눈에는 참 아름답게 보였어요.
그래서,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보고 싶었어요.
글쓰기의 형태로 말이죠.
이렇게 짧은 에세이를 쓰는 것도 벌써 20개가 훌쩍 넘어갔네요.
저 나름대로의 생각을 남들에게 잘 전달 되길 바라며 하나 하나 쓰기 시작한 것이 제법 분량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이 읽어주셨을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분이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글을 읽고 누군가가 '나만 이렇게 궁상 떠는 거 아니었구나'하는 감정을 느껴주셨다면 이야기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당신이 제가 글을 쓰는 이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