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을 대신해

이야기라는 팔짱에 기대어

by U의 책장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이 있어요

한 번쯤, 자신이 쓰는 표현과 내가 느끼고 있는 생각 사이의 갭을 느껴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감정을 전하고 싶은데 딱 맞는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남들이 쓰는 표현을 그대로 써버린 경우.

'아닌데, 내 감정은 이게 아닌데...'

심지어 이 생각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는 하지요.

흔히 사랑노래에서도 이런 가사가 들리곤 하죠.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하지만, 정작 그 말을 한 사람도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는 하죠.


이건 사랑에만 해당되진 않아요. 종종 우리는 이해했다고 말하면서도, 마치 역사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는 것 처럼 바라볼 때가 있지요. 남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건의 기록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이해했다고 말하고 있는 거지요. 정작 그 순간 아무것도 느끼고 있지 않으면서요.

그건 진짜 이해일까요?

겨울 아침, 마치 각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서로를 피해다니는 사람들처럼, 서로를 피해가며 살면서도 서로를 이해했다고 믿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각을 느끼며 우리는 겨울과도 같은 추위 속에 빠져들게 되죠.

이 추위의 이름을 외로움이라고 부르기로 했구요.


이야기는 마음의 팔짱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남에게 의도한 생각이 더 잘 와닿게 할까 수천년 전부터 고민해 왔을지도 몰라요. 누군가는 웅변으로,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슬로건으로. 어떻게든 남들에게 '내 마음은 이래'라고 말하고 싶어했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경험과 현대 뇌과학이 도달한 동일한 결론은 '이야기'였어요.


과학자들이 말하길, 우리는 간접경험과 실제경험을 잘 구분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 이야기도 아닌 이야기에 울고 웃기도 하지요.

그건 결국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서에요. 사랑도, 재난도, 그리고 인생역경도 이야기로 엮어버리면, 그리고 그 이야기에 몰입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는 거죠. 그 사람은 또 다른 나가 되고, 그의 삶을 살아낸 또 하나의 사람이 되니까요.


지금, 이야기 하나 펼쳐보시는 건 어떨까요? 소설, 드라마, 영화, 만화, 게임, 심지어 아이돌의 서사도 괜찮습니다. 현실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이 이야기가 가진 힘은 있어요. 세상이 아무리 추워져도, 우리는 분명 이야기를 통해 서로에게 팔짱을 껴 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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