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니까요 이래서 초짜는

by U의 책장

바키라는 만화에서 등장인물 중 한명이 와인을 마시고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말 좋은 와인이지만, 10배 비싸다고 10배 맛있다고 말할 수 있나?'

만화 속의 이야기지만, 심심치않게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을 실제로도 만나볼 수 있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어떤 설명을 해도 납득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10배나 맛있지는 않기도 하고, 결국은 나는 이 돈 만큼의 가치를 못 느끼겠다는 통보에 가까우니까요.

그래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돌려 줄 수 있는 대답은 딱 하나 뿐입니다.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잘 모르겠으면, 그냥 먹던 거 먹어도 돼!'


웃으면서 대답해 주라고 했지만, 결국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기도 합니다.

물건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구매자니까요.

누군가는 그 사소한 차이에 10 배의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닌 사람은 10배의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이런 화제는 잊을만하면 분쟁을 부르고는 합니다.

서로 자신이 느끼는 기준이 맞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인가봐요.


셰프가 '파인다이닝 그렇게 비싼데 왜 가냐'는 질문에 대답해 주는 영상을 본 적 있습니다.

셰프의 답변은 요약하자면 '기성 식당과 파인다이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는 것이 파인다이닝'이라는 이야기였어요.

사실 많은 곳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지요.

많은 미디어들의 파생상품만 해도 그 조금의 차이로 팬들이 사고 안 사고가 결정되니까요.

음향기기도 아주 조금의 차이를 위해 집 구조를 바꾸고, 전선부터 갈아치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 모두,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조금의 차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죠.


의외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취미에 있어서는 깐깐하니까요.

반대로 이해받지 못하는건, 사실 그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기보단, 그 차이를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태도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발언을 했다가 소위 '알못' 이라는 낙인을 받고 호되게 혼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죠.


잘 모른다는 걸 숨기고 싶고, 동시에 내 감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주장하고 싶을 때 논쟁이 시작되곤 합니다.

결국 그건 다르게 말하면, ‘나도 안목 있는 사람이야’라는 인정 욕망의 표현인지도 모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용기.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되, 동시에 자신은 그렇게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필요한 것 아닐까요.

세상 어디에도 처음부터 그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정해진 법은 없으니까요.

인정받고 싶은 생각을 조금만 내려놓고, 조금만 솔직해져 보는건 어떨까 해요.

모르는 것을 물어가며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분명 즐거운 일일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차이를 모른다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처음에는 누구나 초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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