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전모라고 이야기했는데 야구모자는 뭐지??
어느 날 회사를 출근해서 현장 점검을 갔다.
현장에는 매일 만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오늘의 컨디션, 안전상 문제, 아이디어 등
일상적인 대화에서 중간중간 물어본다.
처음 입사해서 현장점검을 할 때만 해도
현장에 있는 분들이 '안전'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피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위험한 구역이나 안전조치가 되지 않는 곳이 있다며
알려주고 개선도 함께 고민한다.
안전관리를 하다 보면 안전덮개, 아웃트리거 등 안전시설물을
활용하여 조치가 가능하지만
기존에 나와있는 안전 제품으로
안전조치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이럴 땐 현장에 계신 분들의 경험이 중요하다.
공정을 알고 있고 작업 특성상 필수로 해야 하는 사항 등을
알려줘야 빼먹지 않고 전체적인 부분을 감안한 안전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전관리자와 긍정적 유대감을 형성한 현장분들이라면
적극적인 대응을 해주신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때론 안전관리자인 나보다도 더욱 전문성을 갖고 안전관점으로 바라봐준다.
"10명 중 10명 모두가 앞서 이야기한 분들이라면 어떨까?"
"현실은?"
"당연히 아니다!"
새로 들어오는 분들 중
과거 안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바로 나오는 말이 있다.
"안 해요"
"전 안 쓰고도 사고 없이 10년을 일했어요"
나는 어안이 벙벙하다
왜냐하면 바라만 봤고 아무 말도 안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들은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공감대 형성을 하려고 노력한다.
상대방 입장에서 왜 안전을 지키지 않는지를 충분히 들어보고
개선을 할 수 있으면 선제적으로 도와준다.
하지만 개선이 불가한 경우면
충분히 이해를 시키는 시간을 가진다.
과거 경력직으로 현장에 한분이 입사를 하셨다.
안전모를 쓰고 있지 않아서 안전모 착용을 요청했다.
오전에 말씀을 드렸고
오후에 나가보니
야구모자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물어봤다.
"여기는 야구모자가 아니라 안전모를 쓰셔야 돼요"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야구모자? 이거 나한테는 안전모야"
"안전해 내가 더울 때는 야구모자 쓰고 하는데"
"아무 사고도 없었어"
갑자기 더울 때? 야구모자?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상황을 보며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안전모를 안썼을때 발생하는 사고 이야기도 하고
안전모를 쓰는 이유도 설명했다.
며칠간을 노력해서 겨우 안전모착용을 하는 모습을 봤다.
다른 안전관리자들은 말한다.
그냥 페널티 주고 3 out으로 강하게 해야 한다고
페널티를 주면 당장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멀리 내다보면 결국 안전에 불만을 갖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
그럼 다시 안전모를 안 쓰는 상황이 온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안전은 안전관리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안전 준수를 통해 사고라는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거예요"
앞서 이야기한 야구모자 사건도 있고
안전통로를 이야기했으나 안전통로가 위험하다고 오히려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위험 구간으로 다니는 사건도 있었다.
정말 생각지 못한 여러 상황이 발생하지만
안전관리자라면
상황별로 안전조치에 대한 최선의 방법이 뭔지 고민하고
생각만 하는 게 아닌 실천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