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돈은 잘 못벌어요.ㅎㅎ
요즘 나는 대학생 때 들었던 서양미술사 수업 이 후, 아마도 거의 처음으로 미술사 책을 읽어보는 것 같다. 20년은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참 오랜만이다.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술사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몇 주전, 아들과 함께 갔던 도서관에서 <방구석 미술관>을 잠깐 읽었기 때문인것 같은데 그마저도 확실치 않다. 그러고 보니, <아비투스>를 읽으며 미술공부를 다시 해보자 하는 생각이 도서관에서 미술책을 고르게 된 이유가 되어준것 같기도 하고. 이유야 어찌되었든 얼마 전 서점에 들려 <세상을 바꾼 미술사 이야기>라는 책도 하나 사와 혼자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면 조금씩 읽는 중이다.
그리고 요즘은 전에 읽다 말았던 <삶은 예술로 빛난다>를 읽는 중이고, 오늘은 패티스미스의 <M트레인>과 <몰입> 그리고 결국 <방구석 미술관>을 대출해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갑자기 요즘 예술서적을 찾아 읽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미대를 졸업했다. 도예과를 나와 지금도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수업과 판매일로 나의 전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도자기의 역사나 시대별 작품 특징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는것은 아니다. 미대를 나왔지만 미술 작품에 대해서는 미술에 관심 많은 일반대학을 나온 사람보다도 더 모를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내가 허울뿐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누군가의 작품이나 미술 지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일은 많지 않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전공을 하고도 너무나 무지한 모습에 내가 너무 부끄러워질 것 같다. 부끄러움을 모면하기 위한 공부를 하려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구해야 하는 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저 매일 해야 할 일들을 해치우기 바쁘고 또 남는 시간에는 핸드폰을 보며 허비하는 시간들이 많던 것 같아 반성이 된다.
적어도, 수학과를 나오면 수학을 잘해야하고, 영어를 전공했으면 안한 사람보다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거 아닌가.. 내가 하는 일과 내가 전공한 공부,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대해 참 지식이 없구나. 어쩌면 관심조차 없었구나.. 의 생각들이 많이 든다. 나의 독서 취향은 자기계발서였는데,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싶어졌다. 잘 보지 않았던 장르의 책들도 요즘 읽으면서 독서의 취향도 입맛처럼 바뀔수 있구나,를 경험중이다.
우리 아이들 신생아 시절 낮잠 재울 때, 차분하고 머리가 좋아진다는 둥의 타이틀이 붙은 클래식을 틀줄만 알았지, 내가 너무 듣고 싶어서 나를 위해서 클래식을 검색해 본 것도 어쩌면 요즘이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마음만이라도 예술가로 살고 싶은데.. 어쩌면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돈이 되지는 않는걸 보면서 나에겐 예술적인 감성이 있다는 말을 핑계 삼으며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 자꾸 검열을 하게 된다. 그래 누가 예술가 기질이 없겠어. 꼭 그림을 잘 그리거나 전공을 해서가 아니라.. 책에서 나왔듯 모든 순간에 예술을 느낄 수 있는거지.. 대단한 감성도 아니면서 한참은 미화되었네.ㅎㅎ
나는, 나의 전공을 살려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수 있는게 뭘까, 알바라도 해볼까? 하고 검색을 해보면 돈 벌 의지가 없는 것인지..내가 할수 있는게 이렇게나 없을까 하고는 갑자기 너무 암담하고 까마득해지는 경험을 한다. 남편은 나의 일을 지지해 주며 10년이라는 시간들을 기다려준건 맞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갈등속에서 결국 나는 섭섭해지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 나는 당장 일을 정리하고 어디라도 취직하는게 가정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지만 나의 이기적인 욕심과 아집인지.. 여전히 내 꿈이라며 일을 붙잡고 있다. 만약 내가 가장이였다면 내 꿈을 잡고 살아갈수 없을거라는걸 알기에 남편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든다.
누가봐도 예술가로밖에 살수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살며 돈도 잘 벌겠지만 나는 뭔가가 다 어설픈것만 같다. 꼭 그게 돈으로 이어져야만 인정이 되는...걸까? 내가 꿈이라 여기는 일이 아닌 다른 일로 돈만 많이 벌면 나는 행복할까? 그래.. 아이들과 여행도 자주 가고 더 많은것을 누리며 더 윤택하고 쾌적한 곳에서 살면 행복할것 같다. 그럼 난 또 그 돈으로 결국 다시 도자기를 할 것 같기도 한데.. 공방 계약이 1년 남은,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나는 고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