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헤드라이트가 고장 났다 Ⅰ

Mercedes-Benz W212 E300 라이트 고장의 원인은?

by 벤리

아버지의 첫 차 1990년식 스쿠프는 하향등과 상향등이 일체형인 2등식 전조등이었다.

상향등을 켜면 하향등이 꺼지는 구조였는데, 이러한 구조에 항상 불만이 있었다.

이후 4등식 전조등 차량을 타게 되면서 모든 자동차가 이런 구조인 줄 알았다.


처음 접한 벤츠 W212 E300의 전조등은 2등식인 하향등과 상향등 일체형이었다.

다만, 현대차의 2등식 전조등과 다르게 하향등이 켜있는 상태에서 상향등도 켜진다.

과연 어떤 구조로 만들어졌길래 이러한 작동이 가능했던 것인지 궁금했다.


라이트 구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기회가 생겼다.

어느날부터 W212 E300의 좌측 전조등이 좀 이상해진 것이다.

상향등 레버를 당겼다 놓으면 상향등이 켜지고 즉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좌측 상향등이 되돌아오는 속도가 늦다. 3회 정도 덕덕덕 거리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좌측 상향등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전에 상향등 레버를 다시 당기면,

좌측은 내려오느라 상향등이 작동하지 않고, 정상적인 우측 상향등은 작동한다.

결국 좌우가 짝짝이로 켜지는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ECU는 이상을 감지하고 좌측 라이트를 꺼버린다.

시동을 다시 걸면 다시 라이트가 들어오고,

상향등을 켜지 않으면 라이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왜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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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소가 아닌 곳에서 직접 본인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탈거하는 행위는 자동차 관리법 위반이다.

그래서 싸부님 샵에서 고장난 라이트를 가져와 커버를 뜯고 고장의 원인을 찾아보기로 한다.

히팅건과 플라스틱 커터칼을 사용하여 열심히 라이트 커버를 분리한다.


분리된 사진만 보면 별거 아닌 작업처럼 보이지만,

W212 헤드라이트 커버를 한 번이라도 뜯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쉬운 작업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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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커버를 뜯은 후, 볼트 4개를 풀고 전조등 램프를 탈거하면,

벌브와 프로젝션 램프 사이에 검정색 나무막대 같이 생긴 부품이 보인다.

상향등 레버를 당기면 전기신호에 의해 모터가 움직이고,

나무막대 같이 생긴 부품이 돌려가며 조사각을 조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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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각 조절 부품의 한 쪽은 고정되어 있고 한 쪽은 모터에 장착되는 구조이다.

운전자가 상향등을 켜면 전기신호에 의해 모터가 구동되고 조사각을 조절한다.

조사각이 조절되는 각도에 의해 하향등과 상향등이 모두 켜지고,

상향등을 끄면 상향등에 해당하는 부분의 빛 가려주는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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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로 조사각을 조절하여 하나의 램프로 하향등과 상향등을 설정하는 벤츠의 설계.

이 때까지만 해도 모터가 고장의 원인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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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를 들고 GTSM으로 향했다. 싸부님은 모터를 뜯어보신다.

어라? 모터는 멀쩡하다. 그리고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하신다.

전조등에 들어있는 나무막대 같은 부품이 좀 이상하다.

휘어있다. 재질은 알루미늄이며 까만색으로 처리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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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등에서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알루미늄 재질의 조사각 조절 부품은 항상 그 엄청난 열에 노출되어 있다.

열에 노출된 조사각 조절 부품이 휘어지게 되고,

휘어진 조사각 조절 부품은 상향등 작동 시 하우징에 닿게 된다.


상기 사진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은 하우징과 조사각 조절 부품이 닿으며 생긴 흠집이다.

마치 엔진 스크래치와 비슷한 모양을 보인다.

하향등만 켰을 때는 조사각 조절 부품이 움직이지 않으니 전혀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상향등을 켰을 때 모터가 조사각 조절 부품을 돌리게 되고,

휘어진 부분이 하우징에 닿아 덕덕덕 거리며 내려오는 것이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고쳐야 하는데, 라이트 커버를 뜯어야 한다.

이게 제일 일이다.

두 번은 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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