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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선 Jan 24. 2024

파리 시내를 시티버스로 투어하다

두 번째 이야기

새벽 2시에 잠이 깼다. 어제 일찍 잔 탓이다. 일어난 김에 사진, 그림 정리를 해 볼까 하는데 파리 첫날 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몸이 천근만근이다. 나의 움직이는 소리에 친구들도 이른 기상을 하고 첫 새벽 에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누룽지를 끓여 마른 김에 싸서 반찬으로 가져 온 보리굴비장, 멸치볶음, 고추장볶음으로 맛나게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왔다

어제는 보고 지나쳤던 카페겸 레스토랑에서 파리에서의 모닝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페스츄리빵과 혀끝을 감아 도는 커피향이 일품인 에스프레소 한 잔씩을 마신 후 동네 를 천천히 걸어 메트로역까지 걸었다.


흐린 날씨인데 틈새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일품이다.

지하철 출구로 나와 에펠탑이 보이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 했다.

에펠탑에 가까이 갈수록 쓰러질 듯 높게 솟아있는 조형물로 두 눈이 팽그르르, 몸이 휘청한다.

에펠탑 입장 여행객 줄이 끝이 보이지 않아 우린 시티버스투어를 하기로 빠른 결정을 내리고, 

에펠탑 근처에 대기중인 버스에 올랐다.



바토무슈가 조용히 움직이며 물살을 가르는 세느강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버스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이 나타 날 때마다 파리가 처음인 나는 신기했다. 식당가의 붉은 차양막은 유럽의 전통양식 건물들과 잘 어울렸고, 일부러 예술을 찾아나서지 않아도 도시 전체가 예술의 일상으로 살아 숨쉬는 도시임이 전달됐다. 쁘랭땅백화점, 에투알 개선문, 루블르 박물관, 화재로 보수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오르세 미술관... 

결국 우리는 한번으로 부족하여 한 번 더 투어를 한 후 점심을 먹기로 하고 적당한 장소에서 내렸다.



파리는 어느 곳을 가도 쉴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와 여유로운 거리를 어슬렁 걷는 행인들 덕분에 여행 온 사람들을 들뜨게 하기도 여유롭게 즐기게 하기도 하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름답고 낭만 가득한 파리, 바로크양식의 우아한 건물 사이를 누비는 자유분방한 사람들의 활기가 내게도 전해진다. 

세느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건물들 사이 골목에서 ‘에밀리 파리에가 다(Emily in Paris)’ 주인공 에밀리가 발랄한 모습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낯설음을 견뎌내는 일은 눈에 익숙해질때까지 걷고 보고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일이 아닐까. 시월 오후 다섯시의 파리 하늘은 파랗고, 세느강은 반짝이며 흐르고 햇살이 실어 주는 바람에 공기의 질감마저 부드럽다. 

우리는 오후의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처럼 느긋한 발걸음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숙소로 돌아왔다. 

낭만적일것 같은 파리의 야경을 볼 수 없음에 아쉬움이 차올랐지만 야심차게 내딛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해서 잠시 접어 두기로 하고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파리 일정을 기다리기로 했다. 

내일 몽파르나스역에서 예약한 TGV를 타고 스페인으로 갈 예정이다. 

모든것이 새롭고 어떨떨하지만 처음이잖아 유럽여행은...잘 할 수 있을거야. 

그런데 입술이 얼얼하더니 급기야 부풀어올랐다. 나 왜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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