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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선 Feb 10. 2024

몽파르나스역에서 TGV를 타고
스페인으로

- 온다리비아 1일차 -

현지 적응이 덜 된 일행은 새벽 기상을 했다. 

입술은 더 이상 터져 나오지 않을 것 같고 컨디션이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오늘도 애쓰는 양희는 누룽지 한 봉지를 넣고 두 끼 정도의 식사량을 성대히 준비했다. 

우린 거뜬히 해치우고  택시를 불렀다. 

좁은 도로가 이어지는 네거리 복판에 택시를 타고  몽파르나스 역을 향해 출발 했다.


도로가 좁으니 차량도 밀리고 제 시간에 역까지 잘 갈 수 있을까 살짝 조바심도 생겼지만 프랑스 네비도

영리한 듯 요리조리 좁은 골목길을 돌아 몽파르나스 역에 도착했다.

택시 트렁크에서 꺼낸 배낭을 짊어지는데 또 한 번 휘청~ 과연 이 배낭으로 걸을 수 있을까? 

뭔가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로 복잡한 역사안에  순례길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보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차 탑승은 12시 05분  역사 내 도착 후 30분의 여유가 있어 

기차를 타기 전 화장실을 찾아 현주와 이리저리 헤매다 찾아 간 화장실 이용요금이 1유로라니,  

그리 급하지도 않았는데 돈 내고 화장실 이용했음이 아까웠다. 

탑승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에  배낭을 메고 음식 보따리 들고 화구 보따리는 어깨에 걸친 채 

tgv 11호 차 33,34,35번을 향해 갔다. 

뭐지? 기차의 끝이 안 보인다. 배낭의 무게와 흘러내리는 보따리가 진땀을 나게 한다. 

겨우 차량에 올라 한숨을 돌리고 앉았다.



우리하고 같은 자리에 앉은 프랑스 신사분은 보르도 뉴에서 내린다는데 

인사를 나누자마자 도란도란 얘기하는 양희,

빠르게 움직이는 흔들림이 주는 펜 선을 유지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나,

자연스럽게 비어있던 1등석 한편을 차지하고 앉아  ‘이번 여행도 운발이 먹히려나 봐 봐 얘들아~!’ 하며 

큰 눈으로 말하는 현주,


열차는 어느새 달려 순례자들이 생장으로 가는 열차나 버스를 타기 위해 내린다는 바욘 역에 도착,

순례길을 온전히 걷는 계획이었다면 내렸을 역의 분위기를 눈에 담기도 전에 또다시 열차는 빠른 속도로 

내닫는다. 


15분 정도 연착된다는 방송 후 우린 오후 5시 5분 앙다이(Handye) 역에 도착했고 파란색 볼보를 타고 

기다리겠다는 호스트 알바로의 마중을 받으며 온다리비아(Hondarribia) 숙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가까이 프랑스 엉데(Hendaye)지역이 보이는 멋진 곳에 이틀간  머물 숙소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편안하고 기품 있는 내부 구조가 이 마을 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다. 

고맙다 양희야~!!



알바로의 내 집 사용 설명을 친절하게 들은 후, 양희가 준비해 간 답례 선물과 그림카드를 전달했다.

우버가 안돼 지역 택시를 이용해야 했는데 집주인 알바로가 2박 후 택시를 예약 대기 시켜 놓겠다고 한다.

친절의 끝판왕 알바로 만세!! 그라시아스 알바로!!

짐을 대충 내려놓고 마을 탐방을 나섰다.

토요일이라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음식점도 7시 이후 오픈이라 마을이 조용하다.

여유롭게 바스크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집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일 신도시 탐방도 기대가 된다. 

이제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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