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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유정 Jun 27. 2023

미래의 나를 위한 발자취를 남기다.

고등학생 때 나는 연기가 하고 싶었다. 관심도 없던 공부를 밤을 새가며 하고, 모의고사를 보고 난 후 희곡으로 대본 연습을 할만큼. 하지만 입시연기라는 허들이 생긴 뒤로 거들떠보지도 않게 됐다. 하고는 싶어도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 때 나이가 겨우 19살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스무살 때라도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년만 일찍 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본인에게 던지며 실행하지 못한 과거를 후회하는 것, 내가 매 년마다 해오던 생각이었다. 퇴사와 창업의 경우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간이 지나서 나이를 먹을수록 도전이 두려워지고 안정감 있는 지위를 놓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사실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에 학교에서 창업 지원금을 받으며 제대로 창업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과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사실 방학을 활용했다면 충분히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대학교 때 창업을 제대로 공부해볼걸, 경영학을 공부할걸'등의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 그래서 오히려 나를 믿기로 했다. '나는 실패해도 괜찮은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도전하는 게 옳다 생각하기로 다짐했다. 그랬더니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지금은 이렇게도 생각한다.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내가 '회사의 시스템'과 맞지 않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고. 즉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 남의 디자인을 해주는 기분과, 남의 이익을 위해서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를 잃은 기분, 결국 남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나를 소모하는 듯한 허탈함을 느낀다는 말이다.

   반대로 내 것을 하며 사람들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것에서 희열과 기쁨을 느끼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어느 정도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회사경영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 년만 늦게 시작했어도, 나는 '24살에 시작했다면 지금쯤' 같은 생각을 했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할 바에는 지금 시작하자. 어차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실행하지 않은 이상 같은 생각을 하게 될테니까. 그리고 그 일을 실행하지 못한 후회보다는, 그 때 시작하지 못한 나를 반성하며, 지금 최대한 빠르게 실행할 방법을 모색하자.


  우리는 후회 하지 않기 위해 미래의 과거를 살아가고 있다.

길가다가 발견한 능소화, 꽃이 예뻐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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