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유정 Sep 01. 2023

절대로 절대라는 말을 하지 않기

우울을 벗어나는 법

   나를 부정하는 날이 길어지자 미래를 단정짓는 습관이 생겼다. 그 중 가장 많이 한 말은 바로 이것일 것이다.


"나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을거야."


   겨우 20대에 불과한 나이지만 어쨌든 기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순간을 불행과 함께했으니, 이 생각을 짝꿍처럼 달고 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 오히려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이 외에도 "나는 절대 성장할 수 없을거야.", "나는 절대 서울에 취직하지 못 할 거야.", "나는 절대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을거야." 등의 갖가지 부정적 생각들을 밥먹듯 했었지만, 이 때 말 한 '절대'에는 효력이 없었다.


   타고난 성별도 바꾸는 세상에 절대라는 말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절대 적인 것은 내가 죽는 일 말고는 없다.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를 불행하다 느끼는 이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행복하다는 이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하는 것이다.


   나는 후회를 잘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굳이 내 과거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내 인생을 단언했다는 것을 꼽을 것이다. 알고보니 내가 많은 존재들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절대'라는 틀에서 조금 더 일찍 벗어났더라면, 더 많은 것을 마음에 담아둘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늦지 않았으니 만나는 것마다 사랑을 조금씩 나누려고 하는 요즘이다.


   이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직업만 해도 그렇다. 초등학교 시절 가정통신문에 적어낸 꿈과 대학 입학 원서를 넣은 학과가 전혀 다르고, 졸업한 학과와 또 완전히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아, 내 남은 인생에는 절대적인 것보다 불확실한 사건들이  많이 닥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미래에 대해 단언하지 않는다.


   미래를 단언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마음을 놓게된다. 근래 유행하는 MBTI에서 언제나 J형(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향이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래가 정해진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다는 걸 알고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어쨌든 정해진 바가 없으니 계획이 틀어져도 그 역시 당연하게 여기고, 그 때문에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덕이다.


   그러니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 걱정해도 안해도 불확실한 상황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테다.


-

우울을 극복하는 법 3번째,

미래에 절대적으로 벌어질 사건은 죽음 외에 없다는 것을 알기.

작가의 이전글 좌우명을 정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