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언제쯤 끝이 날런지 모르겠다. 전체 한국 인구의 20%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리는 경험을 했다고 하니, 이미 풍토병화 되어 버린 것은 기정사실 같다. 급격히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2월 이후, 약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약들이 정해지기 시작했다.
은교산, 타이레놀, 콜대원, 스트렙실, 테라플루
이제 말만 들어도 고개가 절레절레다. 굳이 이거 아니면 절대로 안 된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도대체 이 약이 무슨 약인지 알면서 저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은교산, 콜대원, 스트렙실, 타이레놀, 테라플루가 코로나19에 특효약이며, 다른 약은 안 듣는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되었든 저 약만 쓸어담으려 약국 순례를 하는 사람들은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실 그 이외의 다른 약들을 찾는다면,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런데 왜 하필 저것만 찾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뭐가 되었든 저 약만 찾으며, 있으면 무조건 쓸어담는 사람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오죽하면 판콜, 판피린까지 다 쓸어담는 것인지 모르겠다.
약국에 약이 품절되는 기막힌 상황은
아무리 봐도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공장이전 이슈가 있던 타이레놀을 제외하고, 나머지 약들은 약국에 떨어지지 않도록 구비하려고 무지 애를 썼다. 그런 덕분에 약이 안 떨어지고 유지는 했으나... 솔직히 깝깝하기 이를데 없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많이 찾는 약들이 코로나19 증상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초기 증상이나 가능한 것이지, 제대로 증상 시작하면 이도 저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뒤로 미룬채 어쩌다 유명세 탄 저 약들만 고집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이러다가 제대로 된 치료도 못받으면 어떻게 되지? 걱정도 되는데, 뭐 그런 걱정해 줄 필요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대다수고, 그들의 인생에 관여하고 싶지 않아질 정도로 무례한 사람들도 상당수다. "타이레놀 있어요?" 라는 질문에 없다고 하면, 욕을 퍼붓고 사라지는 환자도 상당수니까. 그냥 저 미친 x 라고 속으로 곱씹고 그냥 머릿 속에서 delete~~ 그게 끝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나니, 그저 포기하게 된다. 이렇게 특정 약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어디 정신질환 있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냥 누가 짖고 가네... 이렇게 넘겨버리게 되니, 성격도 점점 냉소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냥 사무적으로만 대답하면, 왜 그리 딱딱하게 구냐고 지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너무 상처받아서 내 마음이라도 보호하고 싶다. 그게 사는 길 같다.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입을수록 나만 손해니까. 방어적으로 성격이 변하는 건 아닌지, 회의적이나 별다른 방법이 있는가. 이대로 살아가야 하니 어쩌겠는가.
ps. 현재 어느 정도 품절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긴 하다. 하지만 콜대원류, 타이레놀류, 코푸시럽류, 판피린/판콜 등의 약들은 여전히 공급이 제한적이다. 전처럼 원활하게 공급 받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 같다. 거의 포기하는 수준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