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작은 메세지가 내게 큰 힘을 준다.
나는 참 행복한 교사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이다. 학교에 출근하면 늘 켜져있는 컴퓨터. 가끔 책상위에 작은 메세지와 함께 놓인 아기자기한 간식들. 하루의 마무리에 쓰는 감사일기에서 열심히 수업해준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 작지만 소중한 다정함의 행위들이 늘 피로에 휩싸인 무거운 내몸을 가뿐히 일으켜주는 원동력이다.
어제는 아이들에게 아침시간 명언으로 "나를 언제나 믿어주는 단 한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건넨적이 있었는데 화를 잘 조절하지 못해 내게 자주 혼이 나는 우재가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이요 제가 늘 잘못을 하면 혼도 내시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믿어준다고 말씀해주셔서요" 불쑥 내게 날아든 그 답변은 월요일의 피로를 한 번에 날려준 자양강장제와도 같았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업무. 빡빡한 교육과정 아이들의 사소한 장난과 갈등으로 하루에도 수십번 달라지는 교실의 분위기. 가끔 내 가슴에 가시처럼 박혀들어오는 학부모 민원. 등 하루에 겪는 수십가지의 일들로 인해 몸과 마음이 쉽게 피로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언제 튈지 모르는 아이들로 인해 쉬는 시간에도 맘놓고 쉬지 못하는 현실이다보니 교단에선 두 발에 힘이 풀리는 순간도 잦다.
그럴때마다 아이들이 건네는 작은 메세지와 간식. 나를 향한 배려의 행위들. 그리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노고를 칭찬하는 한마디. 감사일기에서 표현하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 이 작고 사소한 것들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보다 더 강력한 각성효과를 내게 한다.
오늘은 출근해보니 작년 제자의 작은 메세지와 간식이 놓여있다. 작년 제자들이 잊지 않고 써주는 이런 다정함은 예상치 못한 기쁨을 선사한다. 학년이 바뀐 지 자그마치 열달이 넘어가는 시점에도 불구 여전히 나를 잊지 않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 따스한 마음은 내게 쉽게 옮아와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그 마음을 전달하게 만든다. 오늘 하루는 이 아이의 다정함이 내게 기분좋은 각성효과를 일으켜 5교시에 아이들과 함께 피구를 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누군가가 무엇이 가장 장점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않고 이렇게 답할 것이다. 가장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의 마음씀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점이라는 것. 순수하고 투명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서 받는 다정함은 순도 99.9프로라 내 마음까지도 맑게 정화되는 느낌이라는 것.
카페하나 없고 쉬는 시간도 온전히 쉬지 못하는 학교라는 척박한 공간에서 받는 가장 큰 위안이자 휴식은 바로 아이들에게서 받는 다정함이다. 순도 99.9프로의 다정함을 내 마음의 연료 탱크에 가득 채워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