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rchive

[Book] 일의 격 - 신수정

by Choi 최지원

독서모임을 앞두고 부랴부랴 이틀 만에 읽은 책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저자의 이름을 뒤로하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무작정 읽어 내려갔다.

웬걸! 링크드인에서 탐독하며 남몰래 좋아요를 누르곤 했던, 신수정 작가님이었다니! 사이버로 존경하던 분의 생각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접하다니, 마치 멀리 있던 스승을 가까이에서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리뷰에 앞서 이 책은 상당히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우선, 나는 성공의 결과보다 과정의 기록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 결과에는 과시가 담겼지만, 과정은 배움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업의 과정을 꺼내놓고, 그 속에서 얻은 레슨런을 나누는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끈기와 지혜를 나누는 신수정 작가님 덕분에, 간접적으로나마 내 주변에 좋은 어른을 둔 것 같아 뿌듯했다.


또, 나는 구조화된 글을 좋아한다. 글의 뼈대가 명확할수록 오래 기억된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못해, 무작위 들어온 정보는 금세 흩어져 버린다. 그래서 순서를 매기거나 기승전결로 이야기를 정리하려 한다. 심지어는 일기장에서도 숫자를 붙여 그날의 감정을 적곤 한다. 그러면 난 유독 잘 기억되더라(?) 아무튼 이러해서 읽기가 참으로 편한 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수 있도록, 인상 깊은 문장과 나의 감상평을 교차해 단락을 번호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1. 제목의 '격'은 무엇일까? 격을 보며 '겹'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았다. 차근하게 겹겹이 쌓아온 한 날 한 날이 나의 인생의 격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품격을 만든다. 그래서 매일 성실해야 하고, 매일 노력해야 한다.


2. 좋은 '결'은 단순하다. 건강한 행동을 자주 행하면 된다. 이는 성공 방정식과도 동일하다. (p.35)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의 성공 비결 또한, 나이가 먹어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다. 양에서 질이 나온다. 나이와 무관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꾸준히 하면 운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은 끊임없는 시도와 꾸준함에서 나온다.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호기심과 긍정으로 뭐라도 그냥 하시라.


3. 배움 또한 꾸준해야 한다. 나는 오히려 배우라고 판을 깔아 둔 학창 시절보다 지금 더욱더 학구열에 불탄다. 배움에는 성벽이 없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한데, 한동안은 배움이 체화되지 않는 것 같아 석연찮았다. 그렇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Street smart', 'Book smart'였던 것이다. (p.81) 좋지 않은 배움의 방식은, 혼자 무작정 실행한다. ~ 초기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지만, 어느 시점 이후로 성장이 정체된다. 거리 싸움꾼이 일반인들은 이기겠지만, 제대로 배운 프로선수는 이기지 못한다. Street smart에 그친다. 또 다른 좋지 않은 배움의 방식은, 수동적인 공부만 하면서 지식만 잔뜩 쌓는다. 방법만 찾고 막상 실험과 행동을 별로 안 한다. 소비만 하고 생산은 별로 안 한다. 남들의 방법만 쫓아다니고 지적 만족에 그치며, 막상 실험과 행동을 통해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지 않는다. ~ Book smart에 그친다.


4. 그래서 배움은 능동적이어야 한다. 수동적인 독서, 수동적으로 듣는 강의는 편하지만 기껏해야 이해와 요약에 머무른다. 요 근래 딥다이브 해보았다고 자부할만한 일이 몇 개나 될까? 실제 삶의 변화가 이루어지려면 뇌에 새겨야 하고, 뇌에 새기려면 두 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 1) 귀찮음과 때로 지루함을 이겨야 한다. 2) 돈과 시간 낭비가 필요하다. 비효율적인 듯 보이는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축적이 없으면 발산이 없고 진보도 미미해진다. 그러므로 때로 진짜 효과적으로 배우는 법은 '비효율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5. 상대방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 또한 자주 행하다 보면 보인다. 나는 어떠한 관계든 존경이 없으면 지속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약점이 보이는 순간 상대를 존중하기 어려워, 예전부터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하려 부단히 애썼다. 그러다 보니 재밌는 점을 발견했는데, 강점이 때로는 약점이 될 수 있고 약점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약점을 강점으로 생각하게 되는 좋은 습관을 갖게 됐다. (p. 153) 누구에게다 재능이 있고 열망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다.


6. Chapter2-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발견을 다 읽고, 한 30분가량 생각해 봤다. 리더의 덕목이 무엇인가? 어떤 리더와 일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다. 조직은 결국 한 사람이 아닌 팀 전체의 유기적 연결 속에서 굴러간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다. 내가 이 조직의 일부이며, 내 재능이 실제로 기여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조직에 이바지하게 된다. 리더의 역할은 바로 이 소속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이 존중받고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팀 전체의 결을 단단히 엮어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 생각된다.


7. Chapter3에서 기억에 남는 글도 하나 덧붙이겠다. 더 많이 행동하면 더 행복해진다. 행복의 유전적 요인이 50%, 환경적 요인 10% 나머지 40%는 스스로 의도한 행동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행동의 결과가 성공일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행동 자체를 한 것이 행복을 결정한다고 한다. (p. 279) 결국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맛보고,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용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때 행복해진다.


8. 이 책은 볼드 표시된 문장들을 중심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