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위믹스,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
안녕하세요, 크립토노트입니다.
국내 게임회사 위메이드의 암호화폐인 위믹스(WEMIX)가 업비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곳에서 상장 폐지될 예정이라는 기사를 많이들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상장폐지라고 느끼실 분들도 많을 텐데요, 상장폐지의 이유를 논하기 전에, 위믹스가 어떤 코인이고, 위메이드가 어떻게 위믹스를 운영하고 있나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캔디팡, 미르의 전설, 윈드러너 등으로 유명한 게임사인 위메이드는 2021년부터 NFT, P2E 등의 가상자산, 그리고 블록체인 사업 분야를 영위하면서,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에 의해 개발된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플랫폼인 '위믹스(게임 플랫폼)'와 암호화폐 '위믹스(WEMIX)'였죠.
위믹스는 그동안 카카오의 GroundX에서 개발한 국가 대표 메인넷인 클레이튼 메인넷(Klaytn Mainnet)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클레이튼의 부진, 자체 생태계 출범의 필요성 등의 이유로 2022년 10월 20일 정오,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하여 자체 메인넷을 출시하고, WEMIX 3.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위믹스에 대해, 위메이드는 자신감을 표했습니다.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열리고 있다. 4년 10개월 전에 시작한 위믹스는 사업적 리더십을 구축해 왔다"며 "위믹스3.0 출시를 계기로 기술적 리더십까지 더해, 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죠.
위메이드라는 든든한 뒷배 게임사도 있겠다, 코인의 사용처로 이용될 생태계도 만들었겠다, 그럼 도대체 왜 위믹스는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 걸까요?
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는 10.27일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데 이어, 11월 24일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업비트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공지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믹스 상장폐지에 대한 3가지 입장을 표했죠.
https://upbit.com/service_center/notice?id=3149
위믹스 측이 DAXA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은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되고 있었고, 그 초과된 유통량이 과다했습니다.
실제로 위믹스가 코인 거래소들에게 고시한 위믹스의 유통량이, 실제로 유통되는 것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주식이나 금융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게 큰 문제야?"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주식 시장에서 주식의 수가 알려진 것보다 과다하게 유통되는 것은 '중대한 경제적 범죄'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위메이드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유통량을 속이는 것이 큰 잘못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죠.
위믹스가 유통량을 속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정됩니다.
1. 디파이 서비스인 '코코아 파이낸스'에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유통물량'에서 제외해버림.
2. 스테이블 코인을 신규 발행하기 위해 위믹스를 담보로 사용함.
3. 자회사 담보 대출에 위믹스를 이용함.
왜 이런 일을 했을까요? 위믹스의 이러한 이슈는 근본적으로 위메이드의 '위믹스 현금화'를 위한 노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현금화하려고 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위메이드는 이전 21년 4분기 실적에 '위믹스 유동화'관련 매출을 2254억 원을 잡았다가 Dart 공시에서 내리면서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2254억 원의 금액은 위메이드의 21년 전체 게임 부문 매출인 2360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죠.
회사의 1년 매출과 유사한 금액을 회사의 자체 토큰을 판매하는 것을 통해서 만들어냈다는 것은 절대 긍정적인 일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앞장서서 판매한다면, 그 누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살까요? 위메이드의 위믹스 유동화는 사실 위믹스의 프로젝트를 넘어 위메이드의 책임감, 그리고 신뢰도의 부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위메이드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고, 22년 1월 28일 '유동화를 중단하겠다'라고 발표했죠.
사실, 위믹스가 "유동화를 중단하겠다"라고 발표했지만,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우회로를 찾아냈죠.
바로 디파이 서비스인 '코코아 파이낸스'에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다른 코인(KSD)을 대출받았던 것이죠.
이 과정에서 담보로 맡긴 위믹스는 '유통 물량'에서 제외했습니다. 담보인 만큼, 유통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서 보고된 유통량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위한 담보화와 자회사 담보 대출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위믹스의 유통량을 속이는 데 크게 일조하게 되죠. 위메이드는 위믹스라는 자체 코인을 이용,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하고 있던 것처럼 비칩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위메이드는 자체 생태계에 계속해서 여러 게임들을 업데이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죠. 위메이드는 22년 초 연말까지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생태계의 편입시키겠다고 발표했는데요, 12월이 다 와가는 지금에도 전체 게이밍 플랫폼에는 27개 게임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위믹스의 원동력을 줄이는 일인 동시에, 위메이드와 위믹스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의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었습니다. 소비자는 위믹스가 지속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게 됐죠.
위믹스는 medium(블로그), DART 공시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유통량과 발행량 등 코인에 대한 전반적인 명세 자료를 제공한 바 있죠. 물론, 이는 대부분의 코인 재단이 해야 하는 일이고,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업비트는 위믹스 측이 이러한 정보 제공에 있어서, 투자자들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11월 2일 "위믹스 상장폐지는 없다"라고 단언했는데요, 실제로 칼을 쥔 거래소들을 향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위메이드의 방향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거래소는 상장폐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죠. 어쩌면 그 점이 거래소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을 어긴 것이 위메이드의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그들의 반복되는 거짓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큰 피해를 끼치게 할 것이, 자명한 사실이었죠.
위메이드가 DAXA로부터 받은 소명 기간 동안, 위메이드는 위믹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하여 위믹스의 오랜 생존을 위해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에는 각종 오류가 발견되었고, 유통량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 등에 대해서는 제출 이후에도 여러 정정과 수정이 발생하는 등 , 프로젝트 내부의 중요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에 훼손이 갔다고 이야기했죠.
결국, 위메이드가 공들여 준비한 소명에도 불구하고, DAXA는 위믹스의 거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업비트의 상장 폐지 결정 이후, 위메이드와 위믹스와 관련된 것들은 모두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생태계가 핵심인 위믹스인 만큼, 국내 거래소에서의 상장 폐지는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니깐요.
한국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있는 위메이드 3형제(위메이드,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 역시 마찬가지죠.
이들 세 회사는 모두 상장폐지가 발표된 25일 하한가 가까이 기록했습니다. 위메이드는 월요일(28일) -13.71%가량 더 하락했죠.
위메이드의 불똥에, p2e를 표방하던 다른 게임회사들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컴투스(-2.64%)와 컴투스홀딩스(-6.38%), 네오위즈홀딩스(-2.81%)와 같은 회사들 말이죠.
어쩌면 이번 상장폐지는 위메이드와 위믹스보다도,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가 가는 일입니다. 회사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위메이드와 위믹스에 투자하던 일반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봤으니 말이죠.
위믹스의 이런 사태는 중앙화 된 사설 기관이 '화폐'의 유동성과 발권을 모두 쥐고 있으면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왜 모든 블록체인 상의 암호화폐들이 '탈중앙화'를 지향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모든 코인을 발행하는 기관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상장폐지에 대해 위믹스의 장현국 대표는 간담회를 열고, 이번 일이 명백히 업비트를 비롯한 거래소들의 '갑질'이라고 주장하며 상장폐지 중지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누가 위믹스의 코인 유통량을 조작했나요? 모든 의혹에 대해, 위메이드는 정확한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