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 소설집)
* 작품 전개 특성상 상표명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 몇 신어요?"
진현은 전화기 너머의 대답을 기다렸다.
"으응? 왜에? 엄마가 이백이십오 신지. 근데 왜에?"
전화 속의 목소리는 진현의 어머니였다. 진현은 밝은 주황색의 운동화를 만지작거리면서 대답했다.
"엄마 운동화 하나 사가려구요. 운동화 괜찮길래."
진현은 어머니가 사이즈만 대답해주고 끊어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오늘도 여러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쓸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현이 있는 곳은 홈000 마트였다. 퇴근 길에 내일이 어버이날임을 생각한 진현이 무언가 선물을 사려고 마트에 들렸는데, 마침 저렴하게 파는 운동화들이 있었던 것이었다. 싸구려도 아니고, 나0키와 아0다스, 리0 등의 괜찮은 운동화였고, 디자인도 괜찮아보였다.
가격도 69000원에서 89000원 정도로 선물로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간단한 통화로 사이즈만을 듣고 끊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무슨 일로 갑자기 운동화야? 에이! 엄마 운동화 있지. 엄마 운동화 있어. 왜 갑자기 운동화야? 퇴근은 했어?"
진현의 기다림에 어머니는 사이즈 대답으로 끝나지 않았고, 어머니의 대답은 조금 더 꼬리를 물었다.
"아, 어버이날이라서 산다고? 그래? 근데 엄마 운동화 있어. 운동화는 그렇고, 등산화가 있으면 좋지. 근데, 등산화는 신어봐야지. 신어보고 사야지. 그냥 막 사면 안되에."
진현은 순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 운동화를 내려놓았다. 이 정도 스타일의 운동화면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꼼꼼하게 살피고 있던 그의 손이 운동화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진현은 수화기 너머로 대답했다.
"그러면 지금 청량리 백화점으로 갈까요? 등산화 필요하시면 백화점쪽으로 가야지요."
진현의 어머니는 그러자고 얼른 오라고 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진현은 자전거를 타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차를 끌고 청량리 롯0 백화점으로 향했다. 일단 롯0마트쪽으로 가서 등산화를 살펴봤다. 롯0마트의 투0카로라의 제품을 둘러보니 14만원에서 19만원 정도에서 등산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진홍색의 등산화를 괜찮아 하시던 진현의 어머니는 그리 길게 살펴보지는 않으셨다.
그리곤 진현과 롯0백화점 쪽으로 이동했다. 케0투와 블0야크, 코0롱 등의 매장을 둘러보신 진현의 어머니는 그리 길게 등산화를 고르지 않으셨다. 24만원에서 29만원 선의 등산화 가격을 보시곤,
"뭐가 이리들 비싸냐? 등산화들 너무 비싸다."
진현의 어머니는 진홍색 혹은 진갈색의 등산화의 운동화만 고르면서 가격을 보시곤 비싸다고 하셨다.
진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냥 어머니 돈으로 물건을 사실 때에는 비싸도 막 사시지만, 이번에는 아들이 사준다고 하는 것이니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이 고민이 되시는구나하고 진현은 생각했다.
'그래! 어머니는 아들이 사준다는 것에 비싼 것을 고르기가 좀 그러셨던 것이야.'
진현은 어머니의 그런 마음이 은근히 고맙게 느껴졌다. 어머니의 그런 머뭇거림이 계속 될수록 고마움이 커졌다. 그래서 더욱 더 적극적으로,
"이거 괜찮아 보여요. 저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이거 어떠세요?"
진현의 어머니는 그의 선택지 중의 하나인 27만원 짜리의 등산화가 괜찮아 보인다고 선택하셨다. 그래서 매장 점원에게 그 사이즈를 달라고 했더니, 하필 그 사이즈가 품절이란 것이다. 따로 주문을 해야하는데, 약 일주일은 걸린단다. 신어보지도 않은 것을 결제하고 일주일을 기다린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진현이 고민하고 있던 사이, 진현의 어머니가 그간의 망설임을 단번에 해소하듯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아무래도 아0테릭스 가봐야겠다. 그래, 엄마는 아0테릭스가 맘에 들더라."
............
2013년 5월
<후기>
작자왈, 아0테릭스는 최고급 등산 제품을 파는 매장입니다.^^;; 더 비싼 제품이란 것이죠... 어머니는 다른 것들을 비싸다면서 제대로 살펴 보진 않으셨지만... 이미 속으로 제일 비싼 메이커를 찜하고 계셨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