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견뎌내는 나에게 준 선물
20대에는 많은 이들과 가벼운 만남을 선호했다.
30대에는 많지 않은 이들일지라도 뭔가 유의미한 만남을 선호했다.
40대에 되니, 다른 이와의 만남들이 그다지 유익하지 않음을 느껴간다.
결혼은 내 삶에 그다지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연애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이가 생긴 이후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니 달라져야 했다.
당연하게도 아이 기준으로 삶이 조종되어야 했다.
부서를 옮기려고 할 때도 내가 희망하는 부서보다는 육아가 가능한 부서를 고민해야 한다.
주말 계획은 아이에게 좋은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려 한다.
평일에는 회사일을 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육아를 한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해가 바뀐다.
올해는 욕심을 부려 내가 희망하는 부서로 이동했다.
하지만 아이 중심의 일상을 크게 변경할 순 없다.
내가 욕심을 부린 만큼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업무는 업무 적응대로 힘에 부치고, 육아와 자신의 일에 지친 아내는 나에게 레이저를 쏜다.
그러니 시간과 체력이 허용되는 한 업무와 육아에 더 전념해야 한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하루하루 견뎌낸다는 마음으로 산다.
언젠가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그러다 때때로 일요일에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찾아 잔업을 하거나 자료를 읽는다.
이때의 그 고요함이 좋다.
세상 모든 굴레에서 벗어난 듯 고요한 사무실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좋다.
혼자 있는 이 순간에
우주가 나를 감싸 안은 기분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