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법칙
새로운 부서로 이동 후 가급적 오전 7시 전후에 사무실로 출근한다.
그리고 귀가하면 밤 10시 전후가 된다.
말 그대로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며 귀가한다.
누군가 강요한 것은 아니다.
새로 습득해야 할 배경지식이 많고 많은 자료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일찍 귀가해야 하는 날도 있다.
아들을 하원시켜야 하는 날이다.
이때는 오후 5시 이후 퇴근해서,
어린이집에 아들을 하원시키고 집에 오면 오후 6시 30분 정도가 된다.
이렇게 귀가를 하면 밀린 집안일을 시작한다.
우선 세탁기를 돌리고
아들을 씻기고
저녁을 준비해서 먹이고(나도 같이 먹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잡스런(?) 집안일들을 해치워 나간다.
잡스런 일이란 고양이 정수기 및 화장실 청소 및 정리, 일반 및 재활용 쓰레기 정리,
화초 식물 물 주기, 진공청소기 돌리기, 집안 환기, 설거지, 냉장고 정리 등등
그리고 아들을 재우고 거실로 나오면 오후 10시 30분이 훌쩍 지나있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 계획한 것처럼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서둘러 잠을 자야 한다(이미 기진맥진해 있기에 잠은 잘 잔다).
그러다 문득 '왜 매일 나름 열심히 사는데 왜 매일 집안일을 해야 하고, 이게 반복이 되는 거지'
'현상 유지를 위해서도 왜 이렇게 많은 품과 노력이 필요하지'
'왜 지금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업무 외에 자기 계발에 공을 들여야 하지'
이런 해결할 수 없는 고민들이 머리 위로 둥둥 떠다닐 때면 어느새 기상 알림이 울리고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다 우연찮게 '엔트로피 현상'에 대한 짧지만 상당히 공감 가는 글을 읽었다.
'열역학뿐만 아니라 세상만사가 결국 무질서로 귀결된다'는 게 주요 논점이다.
가만히만 있으면 에너지가 흩어지고 삶의 쓰레기는 쌓여만 간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즉 엔트로피 법칙에 반하기 위해서는
'질서(긍정적 상황)'를 위해 계속 움직여야 한다.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삶의 쓰레기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무질서가 자동으로 증가한다.
엔트로피에 저항하며 작은 질서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인생이다.
돈, 시간, 건강, 정보 등은 모두 엔트로피를 거스르는 에너지다.
더 많은 내용과 더 공감 가는 내용이 있지만 위 정도로 정리하려 한다.
하나 확실한 것은 '왜 현상 유지만 하려고 해도,
나름 규칙적으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번뇌'가 해결됐다.
삶은 엔트로피 법칙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면 어질러진다.
그대로 방치하면 더 어질러진다.
그리고 자신을 잃게 된다.
인생살이가 힘들게 맞다.
엔트로피 법칙 그놈 때문에.
하지만 엔트로피에 지고 싶지는 않다.
우리 모두 엔트로피를 거스르는 에너지를 하루하루 쌓아가고
삶의 무질서 속에서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그런 나날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