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 중헌디
경찰교육기관에서 강의할 때 일이다.
신임 교육생들로부터 '기억에 남는 신고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생각해 보다, 내 강의를 듣고 이미 현장에 실습을 나간 후배 직원의 신고처리를 전해 주었다.
경상북도 작은 파출소에 근무하던 중, '틀니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한다.
현장에 나가보니 할머니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밭일을 나섰다가 틀니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다'. 하지만 그 후배 직원은 할머니의 지난 동선에 여쭙고 이를 되밟았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한참을 찾아 헤매다 밭두렁 한편에 고이 떨어져 있던 틀니를 발견했다.
틀니를 찾은 할머니는 연신 감사의 표시를 했다고 한다.
후배 직원은 '할 일을 한 것이니, 앞으로 맛있는 음식 꼭꼭 씹어 드세요'라는 말씀을 전했다 한다.
이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당시 상황의 황망함과 고생스러움 그리고 할머니의 미소 등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교육생들 중 일부는 '에이, 뭘 그런 걸 다 신고하느냐, 경찰이 그런 일도 하는 것이냐, 경찰 만능주의 아니냐'등의 냉소 어린 반응을 보였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신임 교육생에게 말한다. '우리가 치안 현장에서 거창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민 개개인의 처한 개인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당사자에게는 큰 어려움을 일 수 있다. 그 할머니는 그 틀니가 없다면 며칠간 식사도 어렵다. 사소해 보이는 신고에 정성을 쏟는 것이 시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그렇게 난 또 꼰대가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