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날에 만난 선배경찰
지난 추석연휴 때의 일이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행패소란' 신고가 떨어졌다.
한 지하철역 편의점에서 누군가 상품 결제를 하지 않고 소란을 피운 모양이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미 지하철경찰대 소속 선배 경찰 두 분이 편의점 밖 대상자 주변에 계셨다.
대상자는 한눈에 보아도, 발달장애 증세를 보이는 20대 남성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불규칙적으로 외치는 이 남성을 상대로,
선배 경찰관들이 차분히 안내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편의점으로 가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자"
아마 그 남성은 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남성을 데리고 편의점으로 이동하셨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발달장애 증세를 보이는 남성은 이 편의점에 방문하여
알 수 없는 소리를 외치고, 이내 음료수를 계산하지 않고 취식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놀란 편의점 점원이 112신고를 한 것이다.
만약 내가 편의점 점원이라도 상당히 놀랐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선배 경찰관 두 분은 남성과 함께 편의점으로 이동한 후 점원 상대로 '죄송하다'는 사과를 대신 전한 후
자신의 카드를 꺼내 해당 음료수의 가격을 결제하였다.
그리고 남성을 상대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계도조치하였다.
남성은 이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는지 그저 자신의 갈 길을 떠났다.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굳이 법적용을 하자면 경범죄처벌법 상 무전취식을 적용하여 통고처분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이 남성을 상대로 엄격한 법적용을 한 들 이 남성이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관의 법적용은 대상자를 가리지 않고 엄중해야 한다. 다만 때때로 인간미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따스함이 이 사회에서 어려움에 처하거나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분들께 전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