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아들의 쾌유를 기도하며
아마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게다.
친구 손에 이끌려, 그리고 초코파이를 먹을 있다는 유혹(?)에 이끌려 헌혈의 집에 도착했다.
이후로 간헐적으로 헌혈을 하다, 현재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
어느덧 335회다.
뭔가 특별한 동기가 있거나 인류애(?)라는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한다.
차를 운전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을 들었다.
'회사 지인끼리 뜻을 모아 헌혈을 하고 연말에 헌혈증을 모아 소아암 단체에 기부한다'는 것이었다.
별생각 없이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했는데, 순간 내 방 한켠에 고이 모셔둔 헌혈증이 생각났다.
그리고 근무지 앞에 소아병원이 있는데, 휠체어에 탄 채 엄마아빠와 산책하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서랍을 뒤져봤다.
그동안 지인들이 헌혈증이 필요하다 하면 20장씩, 30장씩 전달하곤 했는데, 여전히 헌혈증이 남아 있었다.
헌혈증 150개와 작은 사연 쓴 종이를 봉투에 담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등기우편으로 부쳤다.
태어나면서부터 고통과 함께 하며 병원이 익숙할 아이들에게 별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환아와 그 가족에 미약하나마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여전히 헌혈할 때 그 바늘이 두렵다.
여전히 따끔하다. 일반 주사보다 더 따끔하다.
그래도 그냥 무념무상으로 한다.
그 무념무상이 모여 소소한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그리고 환아들의 고통, 그 가족의 눈물이 줄어 들길 기도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