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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솔 Bin Sole Sep 23. 2024

국가간 경제 불평등이라는 문제

격차, Divide, 제이슨 히켈 지음,김승진 번역


오랜만에 타당하고 논리적인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글로벌 북부, 그러니까 부유한 국가 (주로 서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수탈로 인하여 글로벌 남부의 가난함 국가는 점점 더 가난해 가고 있다는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 등은 겉다르고 속다른 전형적인 놀부 심보를 가지고 가난한 나라를 착취하기 위에 그들의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 인구  2010년 현재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연도다), 세계 인구의 60%가 넘는 약 43억명이 하루 5달러 이하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몇십 년간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해왔다. 한편, 매우 부유한 사람들의 부는 인류 역사에서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팽창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단 8명의 부가 하위 인구 절반이 소유한 부를 다 합한 것보다 많다는 발표가 바로 얼마 전에 나왔다.


다음은 옥스팜이 발표한 2024 불평등 보고서 (불평등 주식회사(Ineqaulity Inc.)의 서문이다. 

“2020년 이래 최상위 부자 5명의 재산은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약 50억 명의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다. 가난과 굶주림은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마주하고 있는 고통이다. 이러한 속도라면 빈곤 퇴치에 230년이 걸리는 반면, 10년 안에 세계 첫 조만장자가 출현할 전망이다. 글로벌 대기업과 소수의 지배권 독과점 현상은 경제 전반에 걸쳐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 10대 기업 중 7개 기업에서 억만장자가 최고경영자 또는 대주주로 있다. 글로벌 대기업은 노동자 쥐어짜기식 경영, 조세 회피, 국가 사유화, 기후 붕괴 가속화를 통해 불평등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부유한 소유주 에게는 더욱 큰 부를 안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극심한 불평등의 종식을 위해서는 정부가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가진 권력을 일반 국민 에게 근본적으로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 


하루 5달러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체로 빈곤이라고 말하는 갓은 맞지만 이들이 모두 굶고 사는 것은 아니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북부, 베트남 소수민족, 라오스, 나미비아 등 내가 다녀 본 나라 사람들의 물가수준은 이 돈으로 살아갈만큼 저렴하다. 일률적으로 절대소득 금액만을 가지고 빈곤이니 부유하니를 그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해당 지역의 물가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또 하나 주장하고 싶은 것은 돈으로 사람살이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절대소득이 낮아도 사람들은 늘 웃고 외지인에게 친절하고 욕심부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는 너무도 많다. 오히려 소득이 올라가고 GDP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고 서로간 불신의 폭이 높아만 가서 살기가 팍팍해지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행복은 소득 순이 아니다.   


저자의 글은 매우 공감 가는 내용이면서도 한편으로 매우 실천이 불투명한 소신이라고 생각괸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 지구상에는 글로벌 북부 뿐 아니라 남부에서 마져도 이러한 생각을 발설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주장 (백번 타당하고 응당 이렇게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을 했다가는 반국가세력, 빨갱이, 나아가서는 남미 꼬라지 날려고 미친 소리하느냐고 구박을 받을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조금은 미쳐야 한다. 전 지구적 불평등과 부채에 의한 살림살이 그리고 너도나도 마구잡이식 지속적 성장 추구 추세는 반드시 꺾여져야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보다 조금 못살더라도 마음이 풍요로운 국가는 많이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970년대에는 가난하지만 이웃과 정이 있었고 사람들 정서가 지금처럼 매마르지 않았다.내 생각에도 우리는 모두 코스타리카 정도의 경제 (1인당 1만달러 수준) 정도로 소비를 줄이고 성장을 낮추고 다같이 살아가는 수준으로 맞추어야 한다. 글로벌 남부는 좀더 성장 유지 정책을 쓰고 북부는 탈성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지구가 3개 정도 더 있어도 수용 불가할 것이다. 사실 시급한 일이다. 정책 입안자부터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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