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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림프암 투병기

드디어 조혈모 이식! 새롭게 태어난 날..

by Vita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간호사 선생님들이 혈압을 재러 들어오셨다.

"OOO님 오늘 이식 날이에요~ 준비하겠습니다!"

그렇다.

난 오늘 미리 뽑아 놓은 나의 조혈모를 드디어 이식한다. 조혈모세포이식술의 마무리다. 들어온 조혈모가 완전히 파괴된 나의 조혈모를 대체해 면역 세포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건강한 면역 세포를 다시 재생산해서 건강한 몸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대게 조혈모를 이식받은 날을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10월 2일이 나의 새로운 생일이다.

삶에서 2번의 생일은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특별한 만큼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건강한 삶만이 내게 몰려왔으면 좋겠다..


정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다.

1년 동안 암과 처절하게 싸워왔다.

중간에 힘든 시기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버텼다. 살고 싶었다. 불만만 가득한 지난 삶이 너무나 그리웠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기가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난 악착같이 버텨내며 치료를 받아냈다.

그 선물로 조혈모 치료까지 받을 수 있게 됐고 이식까지 무사히 잘 마쳤다.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나의 몸을 좀 더 사랑하고 삶을 대할 줄 아는 그런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

어렵게 얻은 삶이다.

귀하게 여기며 아끼며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날 살려주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 있을 거다.


지나고 보면 늘 삶은 내게 행복하고 사랑한 순간들을 가져다주었었다.

그렇기에 난 그 삶의 마음을 늘 되새기고 맘껏 느끼며 살 예정이다 새로운 조혈모를 갖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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