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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림프암 투병기

성공적인 조혈모세포이식술 하지만 새롭게 또 찾아온 손님

by Vita

조혈모세포이식은 잘 됐다.

암은 보이지 않았고 암으로 인해 힘들었던 것도 없어졌다.

그렇게 바닥을 찍은 면역 수치와 체력을 정비할 겸 성대마비와 안면마비를 재활하기 위해 지지난주에 일반 병실로 올라왔다.


그렇게 하루하루 아직도 먹질 못 하여 영양제와 각종 항생제들과 면역을 끌어올려주는 촉진제를 맞으며 재활에 필요한 각종 검사들을 했고, 재활도 오늘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며칠 전 왼쪽 팔에 크고 작은 멍울들 몇 개가 보여 혹시나 하여 염증이 아니라 재발일 수도 있어 조직검사를 아예 해보자고 하셨다.


그 조직 검사 결과가 오늘 아침에 나왔는데 암이랜다.

그럼 그렇지 그래 이래야지..

결코 봐주질 않는다.

잘 먹고 잘 쉬어도 몸이 회복을 할까 말까인데 고작 영양제와 새벽마다 각종 채혈과 검사들로 잘 자지도 못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잘 회복하기란 힘들다.


그래도 지쳐서 쓰러질지언정 포기는 하기 싫은 마음이 더 커졌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내 몸이 아까워서라도 내 삶이 아직도 많이 남아 아쉬워서라도 이겨내고 싶다.


다시 시작이다.

다시금 이겨내면 된다.

암이 내게서 뺏어갈 수 있는 건 단 한 개도 없다.


난 어제도 살아냈고 오늘도 살고 있으며 미래에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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