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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림프암 투병기

조혈모세포이식 전처치 항암 마지막날!

by Vita

드디어 조혈모세포이식술의 핵심인 고용량 항암이 오늘로 마지막 날이다. 대게 맞는 와중에도 구토감과 오심 각종 부작용으로 힘들어한다던데 다행히 나는 아직까진? 별다른 이벤트 없이 마지막날까지 왔다.


우려했던 고용량 항암을 무사히 마친 것에 있어 하나님 아버지께 너무 감사드리고 계속 잘 버텨주고 있는 나의 몸에게 너무 고맙다. 물론 이제 모든 세포가 죽어서 다음 주에 얼마나 힘들진 모르겠지만 조혈모 이식이 잘 돼서 생착이 온전히 되어 관해가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가만 보면 정말 의학 기술이 대단하긴 하다. 컴퓨터처럼 물체를 리셋하는 게 아니라 사람 몸을 리셋을 하여 치료를 하는 계획이라니..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가 있었을까 새삼 관련자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솟구쳤다.


처음 조혈모세포실에 들어왔을 때 몸도 안 좋았고 가족과도 한 달 조금 넘게 떨어져 있어야 되고 오로지 간병 없이 내가 관리하고 지내야 하는 것에 살짝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지내고 보니 잘 버티며 치료를 하고 있는 자신이 대견스럽다.


암에 걸리고 나서 정말 내가 생각해도 철이 많이 들었다.. ㅋㅋㅋ 진작에 이렇게 좀 살지..

그래도 좋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게 너무 좋다. 쓸데없는 것에 힘을 들이지 않고 몸에 나쁜 것과 몸에 좋지 못한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 몸 안으로 들이지 않는 꼼꼼함이 생겨서 좋다.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건강이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소중한 깨달음과 함께하는 아직은 순탄한 조혈모세포 치료 과정이 잘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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