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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비지 Oct 20. 2024

날갯짓

저 멀리 새가 날아간다.

낮게 난다. 먹이를 잡나 보다.

다시 높게 난다. 못 잡았나 보다.

앉았다. 지쳤나 보다.

아니. 실은 다이어트 중이었던 것이다.


저 새조차 내가 생각한 대로 운동했다고 짐작한다.

그게 인간이고 인간 중심적 사고다.

잘못은 아니다. 틀린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함부로 재단이 되길 뿐이다.


두렵다. 평가받고 눈길을 받을까 두렵다.

무섭다. 내 민 낯이 이 정도라는 걸 들킬까 무섭다.

매섭다. 세상은 봐주지 않을 거 같아 매섭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남들이 운동 중이던 새를

먹이를 잡으려는 새.

못 잡은 새.

단순히 쉬려고 하던 새로 바라볼 뿐이다.


저 새는 누군가의 평가가 어떻든 본인 날갯짓을 마친

자유의지의 새다.


두려워 말고 무서워 말고 매서워 마라.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날갯짓만이 내 곁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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