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새가 날아간다.
낮게 난다. 먹이를 잡나 보다.
다시 높게 난다. 못 잡았나 보다.
앉았다. 지쳤나 보다.
아니. 실은 다이어트 중이었던 것이다.
저 새조차 내가 생각한 대로 운동했다고 짐작한다.
그게 인간이고 인간 중심적 사고다.
잘못은 아니다. 틀린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함부로 재단이 되길 뿐이다.
두렵다. 평가받고 눈길을 받을까 두렵다.
무섭다. 내 민 낯이 이 정도라는 걸 들킬까 무섭다.
매섭다. 세상은 봐주지 않을 거 같아 매섭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남들이 운동 중이던 새를
먹이를 잡으려는 새.
못 잡은 새.
단순히 쉬려고 하던 새로 바라볼 뿐이다.
저 새는 누군가의 평가가 어떻든 본인 날갯짓을 마친
자유의지의 새다.
두려워 말고 무서워 말고 매서워 마라.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날갯짓만이 내 곁에 남아 있다.